“220만 사업장이 고객…소상공인 금융 애로 해결에 앞장”[스케일업리포트]

2024-10-16

“동네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가장 큰 고민은 결국 ‘금융’입니다. 150만 사업장의 경영 현황과 현장에서 겪고 있는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상공인 전업 신용평가 회사를 운영한 경험을 살려 기존에 없었던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겠습니다”

김동호(사진)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16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소상공인 전용 금융 서비스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2017년 설립된 한국신용데이터는 동네 가게를 대상으로 경영관리 서비스(캐시노트)를 제공하는 회사다. 가게 매출 현황 등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캐시노트’를 중심으로 포스(POS·출납기), 기업 간(B2B) 식자재 공급, 자영업자·소상공인 전용 커뮤니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캐시노트를 쓰는 사업장은 150만, 결제 등 다른 서비스까지 합하면 전국 220만 사업장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지난해는 유례 없는 투자 혹한기였음에도 미국 모건스탠리 내 투자 조직 택티컬밸류(MSTV)로부터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당시 산정된 기업 가치는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259억 원)로 명실상부한 유니콘 반열에 오른 것이다. MSTV가 국내 기업에 출자한 것은 한국신용데이터가 처음이다. 올해 6월에는 한화생명이 500억 원을 투자했다.

6년 만에 유니콘으로 성장한 비결을 묻자 김 대표는 “사장님들에 대한 ‘깊은 공감’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이분들이 쉽고 익숙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데 집중한 덕분”이라고 답했다. 기업가치가 급등한 것은 시장 지배력 확보에 성공한 것은 물론이고 매출도 급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매출액은 1380억 원으로 2022년 646억 원 대비 113.6% 증가했다. 매출이 늘어나면서 영업손실률은 2023년 16%로 2022년 48%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김 대표는 향후 성장 전망을 묻자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200만 동네가게 사장님이 가게 운영을 위해 매년 400만 원 가량을 쓰고 있다. 연간 8조 원 규모의 시장 기회가 있는 셈”이라며 “캐시노트가 소상공인 국민앱으로 자리 잡아 장부, 금융, 마켓, 커뮤니티, 결제, POS, 신용평가 등 사업의 모든 순간을 채우는 여정을 놓고 봤을 때 현재 1%를 조금 지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최근 가장 관심을 쏟는 것은 제4 인터넷은행이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추진 중인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는 현재 우리은행·우리카드·아이티센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지난 달에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으로 명칭도 확정했다. 소호는 소규모 사업형태(SOHO·Small Office Home Office)를 의미한다. 소상공인을 중심에 두는 인터넷은행이라는 의지를 담았다.

컨소시엄은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은행’이라는 지향점을 갖고 있다. 기존 개인신용 중심의 평가는 지양하고 사업자의 사업 역량을 중심으로 한 신용 평가를 전면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장의 매출, 현금 흐름, 단골 비중, 지역 내 경쟁력 등 한국신용데이터가 독보적으로 보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업종과 사업장 생애주기에 맞는 신용평가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한국소호은행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신용평가능력을 꼽았다. 그는 “국내 최초로 전업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자회사를 설립해 사업자에 특화된 신용평가모형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한국소호은행이 출범하면) 현재는 사업주 개인신용 등급이 3등급 정도까지만 대출 승인이 이뤄지지만, 사업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될 경우 4~8 등급이어도 대출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소상공인 전문은행은 이미 해외에서도 성공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 100만 개 이상의 기업 고객 데이터를 갖고 있는 곳은 10개 미만이다. 약 450만 개의 기업 데이터를 갖고 있는 미국 스퀘어는 70조 원 가치의 회사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소상공인의 고충을 해결하고 나아가 성장의 동반자가 되려면 혁신적인 여신 상품이 대거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중은행이나 인터넷 은행에서 선보인 소상공인에 특화된 대출 상품은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라며 “가령 팥빙수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제빙기 구입을 위해 단 4달간 1000만 원이 급히 필요해도 현재로서는 3년 만기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최근 3개월 현금흐름, 최근 6개월 카드매출 객단가, 매장면적 대비 매출 규모 등을 활용하면 △단골 지수를 적용한 더 낮은 이자율 △검증된 고객사를 둔 도매상을 대상으로 한 매출 팩토링 상품 등도 충분히 선보일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동네 가게는 골목에 생기를 불어넣는 경제의 실핏줄이다. 소상공인과 소기업이 고용하는 인원은 1000만 명을 넘어섰고, 이미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절반 가까이에 달한다”면서 “동네 가게를 돕는 것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앞으로도 동네가게 사장님들이 데이터와 연결로 더 나은 비즈니스 인프라를 누리고, 핵심 역량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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