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장벽은 옛말"...건설사들, 외국인 근로자 소통 강화 박차

2024-09-25

최근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들의 안전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 구축이 절실해지고 있다. 특히, 언어 장벽으로 인한 소통 부재는 현장 안전의 가장 큰 위협으로 꼽힌다. 복잡한 건설 현장에서 정확한 지시 전달이 어려워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요 건설사들은 AI 번역 프로그램 도입, 다국어 안전 교육 등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전체 사고 사망자 356명 중 외국인 근로자가 55명으로, 전체의 15.44%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11.69%) 대비 3.75% 증가한 수치로 외국인 근로자들의 사고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GS건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번역 프로그램인 '자이 보이스(Xi Voice)'를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어로 진행되는 안전 교육과 아침 조회 내용을 1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해 외국인 근로자와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한다. 특히, 건설 전문 용어도 정확하게 번역돼 이해를 돕고 있다. 향후 앱(App)으로 개발될 예정이며, 음성 출력 기능도 추가될 계획이다.

현대건설 또한 ‘모바일 HPMS’ 앱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와의 소통을 지원하고 있다. 이 앱은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5개 국어를 지원하며, 건설 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500개 이상의 문장을 번역해 제공한다. 간단한 일상 회화부터 작업과 재해 방지와 관련된 용어까지 포함돼 있어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부터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다국어 더빙·번역 교재와 전문 통역사를 활용한 안전 교육을 도입했다. 특히 고위험 작업을 대상으로 전문 통역사가 배석한 안전 교육을 진행하며, 철근 작업, 형틀 작업 등 각 공종에 맞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 현장에서는 명예 통역관을 지정해 안전 교육 시 동시통역을 제공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한 대피 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 의식을 높이기 위해 다국어 안전보건 교육 영상 콘텐츠를 제작, 현장에 배포하고 있다. 베트남어, 카자흐스탄어, 우즈베키스탄어 등 다양한 언어로 제작된 이 영상은 자사 캐릭터인 ‘정대우 과장’을 등장시켜 외국인 근로자들이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건설사 안전 담당자는 "AI 번역 프로그램 도입 이후 현장 소통이 한층 원활해졌으며, 외국인 근로자들의 만족도도 크게 향상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언어 지원을 확대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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