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험성 큰 경운기…대체 수단 마련 시급하다

2025-03-09

경운기 사고가 빈발하면서 이를 대체할 농기계의 보급 필요성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본지가 취재한 결과 지난해 경북도에서만 농기계 사고 사망자는 51명에 달하고 이 중 경운기 사고가 33명으로 65%를 차지했다. 피해를 본 농민은 대부분 70대 이상의 고령인 데다 노후 경운기의 안전장치가 미흡한 게 주요 원인이었다. 최근 농기계 사고 사망자는 감소함에도 경운기로 인한 사고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상은 전국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경운기는 경운·정지 작업은 물론 방제·운송·교통 수단으로 폭넓게 이용되며 농민들의 육체적 부담을 덜어줘왔다. 가격도 트랙터 등 다른 농기계보다 싸 중소 농가들이 선호하는 농기계로 자리 잡았다. 통계청 e-나라지표에 따르면 2023년 전국 경운기 보급대수는 모두 52만3200대였다. 1998년 최대 96만대까지 늘었다가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트랙터·이앙기·콤바인을 압도한다.

경운기가 국내에 본격 도입된 것은 1962년 제1차 경제개발계획을 통해 농업기계화가 추진되면서부터다. 특히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함께 농기계보급사업은 경운기 확산의 계기가 됐고 농업 발전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하지만 경운기는 경사도가 있는 곳에선 전복·추락 사고 발생 우려가 높고 미끄러짐 현상도 심할 뿐 아니라 주행속도가 느려 추돌 사고 유발 등 많은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 경운기의 모델이 됐던 일본에서는 이로 인해 대부분 트랙터·트럭 등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자진 반납하는 노후 경운기를 수용한 뒤 안전한 농기계로 교체하거나, 농작업 대행을 통해 경운기 이용 중단을 유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부도 2029년까지 농작업 사망사고를 매년 3% 줄이겠다는 밝힌 바 있다. 실용성도 안전성이 담보됐을 때 빛난다. 농가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위험성이 큰 경운기를 안전한 농기계로 대체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관계자 모두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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