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는 대부분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시기다. 그러나 영국 축구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BBC는 24일 “크리스마스 훈련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강력한 관례”라며 “프로 축구 선수들은 대부분 크리스마스 아침에도 훈련에 참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풀럼에서 활약한 마이클 브라운은 “아이들이 새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을 때 훈련에 가야 한다는 것은 큰 희생”이라고 고 말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1부 리그부터 하부 리그까지 박싱 데이에 경기가 예정돼 있다. 경기가 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훈련은 필수적이다. 박싱 데이는 영국을 비롯한 영연방 국가에서 매년 12월 26일에 기념되는 공휴일이다. 박싱 데이에는 지역 라이벌 간 경기가 자주 열리며 팬들의 열기도 뜨겁다.
대개 홈 경기 팀의 크리스마스 훈련은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이루어진다. 훈련 후 선수들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집으로 돌아간다. 반면, 원정 경기를 앞둔 팀은 사정이 복잡해진다. 장거리 이동이나 이른 경기 시작 시간 때문에 크리스마스 저녁부터 호텔에서 머물러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마이클 브라운은 “훈련 중에도 다른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안쓰럽게 느낄 때가 있었다”며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 위치를 부러워할지를 생각하며 자각했다”고 말했다.
영국 시간으로 26일, 이번 박싱데이에 열리는 EPL 경기는 총 8경기다. 맨체스터 시티-에버턴, 본머스-크리스탈 팰리스, 첼시-풀럼, 뉴캐슬-애스턴 빌라, 노팅엄 포레스트-토트넘, 사우샘프턴-웨스트햄, 울버햄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레스터 등이다. 원정경기를치러아햐는 손흥민은 크리스마스에 노팅엄에서 훈련을 할 수밖에 없다.
물론 박싱 데이에 경기가 없는 팀은 크리스마스에 훈련을 쉬고, 다음 날인 26일에 훈련을 진행하기도 한다.
아스널의 윙어 부카요 사카는 올 크리스마스를 특별히 기대하고 있었다. 박싱 데이에 경기가 없는 덕분에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디너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최근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사카는 부상 전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내게 된 것은 기쁘다”며 “이번에는 아프리카 스타일의 크리스마스 요리를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BBC는 “크리스마스는 선수들에게도 가족과 축구 사이의 균형을 찾는 도전의 시간”이라며 “그 속에서도 영국 축구의 철저한 전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