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간발의 차로 한국프로골프(KPGA) 신인왕을 놓친 2년차 김백준(24·속초아이)이 올 시즌 개막전 정상에 오르며 통산 첫 승을 거뒀다.
김백준은 20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골프&리조트 올드코스(파71·7181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를 각각 2개씩 기록하며 이븐파 72타로 마무리했다. 1~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이상희·옥태훈 등 공동 2위(이상 9언더파)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1~8번 홀을 잇달아 파로 마무리 한 김백준은 전반 마지막 9번 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치우쳐 보기를 범하며 한 타를 잃었다. 후반에는 10~14번 홀을 연속 파로 마친 뒤 15번 홀(파5) 버디와 17번 홀(파3) 보기에 이어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힘겨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8번 홀 세컨드 샷을 홀컵 1.5m 앞에 붙인 김백준은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두 팔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 동료 선수들의 물세례를 받은 뒤 캐디와 뜨겁게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김백준은 프로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 뼈아픈 좌절을 경험했다. SK텔레콤오픈 3위, KPGA 선수권 5위 등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시즌 내내 신인왕 레이스 선두를 달렸지만, 막판에 역전을 허용했다.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서 공동 40위에 그친 사이 경쟁자 송민혁이 준우승하며 순위가 뒤바뀌어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 타이틀을 놓쳤다.
김백준은 좌절하지 않았다. ‘두 번의 아픔은 없다’는 각오로 겨울 훈련에 매달렸다. ‘스윙 스피드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독하게 훈련했다. 지난해 113마일(약 182㎞) 수준이던 평균 시속을 117마일(약 188㎞)까지 끌어올리자 티샷 기준 비거리가 15~20m 가량 늘었다. 빨라진 스윙을 버텨낼 몸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72~73㎏ 수준이던 체중도 75~76㎏까지 불렸다.
경기 후 김백준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최종 라운드를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니 긴장이 됐지만 ‘결과는 하늘이 정해줄 것’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비웠다”면서 “올 시즌 목표는 3승이다. 이루기 위해 더욱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