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에서 나오는 의료 폐기물이 환경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친환경적인 치과 진료를 위한 해결책이 전 세계 치과계 곳곳에서 모색되고 있다.
헝가리 세멜바이스(Semmelweis) 치대 연구팀이 치과 진료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치과 학부 진료 과정에서 하루 평균 600여 명을 환자를 진료하는 동안 약 60kg의 유해 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비영리 기구인 Health Care Without Harm에 따르면, 전 세계 의료 시스템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4%를 차지하며, 이 중 치과 진료가 2~5%를 담당한다. 타마스 데메터(Tamás Demeter) 세멜바이스 치대 교수는 치과 진료가 환경에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환자·의료진 이동, 소모품 조달, 에너지 사용, 폐기물 처리 등을 꼽았다.
데메터 교수는 “전 세계 의료 시스템에서 매년 590만 톤의 폐기물이 발생하며 이 중 15%가 위험 폐기물로 분류된다”며 “헝가리의 경우 연간 8만 톤의 의료 폐기물이 나오며,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높은 비용과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세멜바이스 치대 교육진료센터에서 폐기물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3일간 폐기물을 수집한 결과 총 168개 봉투, 하루 평균 60kg의 위험 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 보호 장비(PPE)가 전체 폐기물의 47%를 차지했으며 그중에서 장갑(65%), 종이·물티슈(22%), 환자용 앞치마(17%), 특수 폐기물(12%),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10%) 등 순으로 많았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험 폐기물 감축과 치과용품의 효율적인 사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크리스티나 마르톤(Krisztina Márton) 세멜바이스대 구강미생물학과장은 “재사용 가능한 환자용 앞치마와 트레이를 도입하면 하루 7kg 이상의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멸균 포장재의 사용을 최적화하면 추가로 2.3kg의 폐기물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