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기다리는 작은 생명이 있었습니다."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로 일가족 9명이 희생돼 홀로 남은 반려견 '푸딩이'가 마을회관 앞에서 하염없이 가족을 기다리다 구조됐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지난달 31일 "푸딩이가 보호자 없이 마을을 배회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구조했다"고 밝혔다. 푸딩이는 팔순을 맞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태국 여행을 떠났다가 참사를 당한 일가족의 6살 손녀가 키우던 반려견이다.
케어는 "푸딩이가 홀로 남았다는 제보를 받고 영광으로 내려갔다"며 "마을회관 밖에서 조용히 앉아 가족들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의 푸딩이를 만났다"고 전했다.
구조 당시 푸딩이는 케어 활동가들을 보자마자 반갑게 달려왔다고 한다. 케어는 "그 모습을 보니 '가족을 기다렸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먹먹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유가족들과 연락이 닿은 케어는 푸딩이를 서울로 데려와 임시보호하기로 했다. 케어는 "서울로 오는 길에 푸딩이가 닭뼈와 양파, 김치 등을 토해냈다"며 "그동안 먹을 것을 제대로 가려먹지 못했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