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대표 꼭 해야 돼? 아빠 사기꾼이래, 마음 아파"…녹취록 '눈물'

2025-01-03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도 넘은 루머에 유가족 대표 박한신 씨의 딸이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흐느끼는 딸과 눈물을 참는 아빠의 목소리에 누리꾼들이 가슴 아파하고 있다.

지난 2일 박 씨의 딸 A 씨는 SNS에 "어제저녁 아버지와 통화한 내용이다. 슬퍼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유가족에게 다른 상처를 주지 않으셨으면 한다"며 통화 녹취록을 공유했다.

통화에서 A 씨가 "아빠, 그거 꼭 해야 돼? 대표?"라고 묻자, 박 씨는 "우리 강아지~ 왜? 악성 댓글 많이 달렸어?"라고 말했다.

그러자 A 씨는 "안 하면 안 돼? 사기꾼이라 그러고, 가짜라고 그러고 너무 마음이 아파"라며 오열했다.

박 씨는 "울지 말고 얘기해. 근데 딸아, 그놈들이 뭐라고 해도 아빠 친동생이잖아. 동생이 하늘나라 갔는데 내 동생 때문에 신경 쓰는 거지, 내가 그런 놈들 악성 댓글 때문에 내 동생 가는 길을…힘들어도 할 수 있는 만큼 할 거야. 걱정하지마 딸"이라고 말했다.

A 씨는 아빠의 얘기를 들으며 흐느끼면서도 "밥은 먹었어?"라며 아빠를 챙겼다.

박 씨는 목이 멘 상태로 "방금 먹었다. 걱정하지 말고 울지 마. 힘들어도 병곤이 최대한 온전하게 보내는 게 내 몫이야. 아빠가 그런 사고를 당했어도 병곤이도 똑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는 병곤이 데리고 나와서 장례 치를 때까지는 계속 해야 한다. 울지마 딸, 놔둬. 아빠가 여기서 무너지면 내 동생 못 본다"며 "아빠는 해야 한다. 내 동생 가는 길이기 때문에 무조건 해야 한다. 힘들어도 해야 한다"고 딸을 달랬다.

또 박 씨는 "40분 전에 시신 보고 왔다. 괜찮다. 85%는 온전하고 나머지 부분이 남았다. 병곤이는 정말 정말 좋은 케이스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더 노력하는 이유는 여기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다. 내 동생을 위해서라도 해야 한다. 누구한테 욕먹더라도 동생 챙겨야 하니까. 아빠 멘탈 안 무너졌으니까 걱정하지 마. 아빠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A 씨는 "아빠 믿는다. 밥 잘 먹고 따뜻하게 자. 사랑해"라고 전했다.

녹취록을 들은 누리꾼들은 "이거 들으니까 위로도 못 하겠다. 그냥 가만히 있어 주면 안 되나? 가족 잃어서 힘든 사람들 상처를 왜 더 후벼파냐", "칼만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다", "악플 달 이유가 뭐가 있냐? 위로만 해드려도 모자랄 판에", "따님 우는 목소리에 눈물이 난다", "유가족 대표가 왜 사기꾼 소리를 듣고 악성 댓글을 받아야 하나", "가족이 죽었는데 대체 왜 사기꾼이라고 하는 걸까? 공감은 못 할 수 있고 슬픔도 강요할 수 없지만 악성 댓글을 안 달 수는 있는 거 아닌가?" 등 박 씨 부자를 위로했다.

<뉴스1>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