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에 딥시크발(發) 쇼크를 불러온 중국이 올해 800조 원에 육박하는 연구개발(R&D) 예산을 책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날로 격화하고 있는 미국과의 첨단기술 패권 전쟁을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특히 올해로 1단계를 마치는 ‘중국 제조 2025’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향후 10년간 기술 경쟁을 선도할 ‘중국 제조 2025’ 시즌2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중국 국가통계국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4조 위안(약 788조 원) 규모의 국가 R&D 예산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24일 국가통계국이 밝힌 중국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3조 6130억 위안(약 714조 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2016년 이후 연평균 11%씩 증가하고 있는 중국의 R&D 투자 추이를 감안하면 올해 예산 규모는 4조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민영기업 좌담회를 갖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데다 “2035년까지 국가전략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선두가 될 것”이라고 강조해온 만큼 대폭 증액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확보를 막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은 해마다 과학기술 예산을 늘리며 기술 자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의 R&D 투자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꼽히며 올해 우리나라 총예산(673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2020년 2조 4393억 위안이던 중국의 R&D 투자액은 꾸준히 늘어 4년 만인 지난해 48.1%나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