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관세 앞세운 투자 압박..빨라지는 대미 투자

2025-02-23

'관세'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 미국 우선주의가 계속되면서 각국 정부 뿐아니라 주요 기업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팀 쿡 애플 CEO 등은 미국에 대규모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제조공장 등의 이전을 약속했다. 26명의 우리 주요 기업인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도 추가 대미 투자 계획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패스트트랙'에도 서명했다. 더 많은 투자를 해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많은 돈이 미국으로 모이게 하라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 연설에서 “관세는 강력한 외교 수단”이라며 “우리는 관세로 매우 많은 돈을 거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21일에는 동맹의 대미 투자를 장려하는 '미국 우선주의 투자정책'에 서명했다. 그는 “우리는 해외 동맹들이 그들의 자본으로 미국 일자리와 혁신가들, 경제 성장을 지지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들겠다”면서 “미국을 세계 투자 자금의 최대 종착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10억달러(1조4000억원) 넘는 대미 투자 환경 평가를 신속히 처리하는 한편, 특정 동맹과 파트너가 첨단기술과 기타 중요한 분야의 미국 기업에 더 많이 투자하도록 '패스트트랙 절차'도 만든다.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안보 심사를 간소화하거나 신속하게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관세' 폭격과 함께 '투자' 당근책이 쏟아져 나오자, 기업들도 대미 투자를 확장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가장 빨랐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다음날인 1월 21일 백악관에서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미국에 5000억달러(약 718조원)를 투자해 인공지능(AI) 기업 '스타게이트'를 설립키로 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이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국에 수천억달러를 투자하고 멕시코에 있는 공장 두 곳을 미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소개하며 “그들은(애플은) 관세를 피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상의 회장도 21일 우리 기업이 추가적인 대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제는 단순히 상품 수출만으로 계속 먹고 살 수 없는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며 “같이 활동해서 서로 시너지를 얻는 빅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대한민국도 지금 같은 트렌드 파도에 잘 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르면 이번주 미국을 방문,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고위 관계자 등을 만나 '관세'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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