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전역이 ‘돌무덤’···“피라미드 11배 잔해 뒤덮혀”

2024-10-07

연일 이어진 폭격에 가자 전역 ‘폐허’로

건물 잔해 치우는 데만 14년 소요 예상

1년간 폭격 없는 날 휴전 제외 ‘이틀 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7일(현지시간) 1년을 맞은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지난 1년 내내 이어진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의 잔해만 4200만t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엔은 1년간 폭격으로 가자지구에 쌓인 건물 잔해의 규모를 최소 4200만t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는 전쟁 발발 이전의 14배에 이르며, 인류 최대 건축물 가운데 하나인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를 11번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이는 지난 1년간 이스라엘군이 가자 전역을 초토화 시킬 정도의 공습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지난 365일간 가자지구에 폭격이 없었던 날은 지난해 11월 말 6일간의 휴전을 제외하면 단 이틀에 불과했다.

유엔 위성사진을 보면 전쟁이 발발한 뒤 가자지구 내 건물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6만3000채가 붕괴되거나 파손됐다. 피란민들의 대피소 역할을 하고 있는 학교의 87%가 공격 피해를 입었다.

한 때 많이 이들이 오가던 많은 도로가 현재는 사람 키 만한 돌무더기에 뒤덮어 나귀가 끄는 수레 정도만 간신히 통과할 수 있는 형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발암물질인 석면 등에 오염된 잔해도 230만t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유엔은 이달부터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와 중부 데이르알발라 등지에서 도로변의 건물 잔해를 치우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유엔개발계획(UNDP)은 2014년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약 한 달 반 가량 전쟁을 벌였을 때도 세계 각국의 도움을 받아 가자지구에서 300만t이 넘는 잔해를 정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시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해 규모가 워낙 커 잔해 처리에 최소 14년이 걸릴 것으로 유엔 관계자들은 내다 봤다. 잔해 처리에 따른 비용도 최소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강화도 크기와 비슷한 365㎢ 면적에 230만명이 거주해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곳 중 하나인 가자지구에서 이 정도 규모의 잔해를 정리할 수 있는 빈 공간이 없는 점도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작업자들이 공격 받을 위험이 있을 뿐더러, 잔해 아래 수습되지 못한 주민들의 시신이나 불발탄 등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공격 강도나 실종자 규모 등으로 미뤄 볼 때 무너진 건물의 잔해 안에 수습되지 못한 시신 2만여구 정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유엔 당국자는 “정치적 해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가자 재건을 위해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지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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