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MRI, 보는 장비서 치료 결정 지원까지…개인 맞춤형 의료시대 연다

2025-04-20

인터뷰 야니스 파나요텔리스 필립스 글로벌 MR 비즈니스 리더

스마트 스피드 AI로 진단 정밀도 높여

친환경 블루실 마그넷 기술 최초 개발

한국 협업·투자 확대해 기술 혁신 선도

“MRI(자기공명영상)는 더 이상 단순한 진단 장비가 아닙니다. 맞춤형 치료를 제시하는 첨단 의료기술의 결정체입니다.”

지난 4일 필립스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야니스 파나요텔리스 필립스 글로벌 MR 비즈니스 리더는 MRI 기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MRI가 질환을 ‘보는’ 진단 장비에서 ‘예측’과 ‘치료 결정’을 돕는 핵심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 변화도 뚜렷하다. 글로벌 MRI 시장은 매년 5% 이상 성장하고 있고, 2030년까지 1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MRI 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의 각축전은 치열하다. AI 기반의 영상 분석과 고속 촬영 기술을 앞세워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필립스는 MRI 분야에서 최초란 수식어가 많이 따라붙는다. 야니스 리더는 “필립스는 최신 솔루션인 스마트 스피드와 최초의 헬륨 프리 기술을 개발하는 등 MRI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야니스 리더는 30년간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에서 전문성을 쌓은 MRI 전문가다. 지멘스와 GE헬스케어를 거쳐 최근 필립스에 합류해 글로벌 MRI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MRI 기술이 꾸준히 발전해 왔다.

1979년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임상적인 MRI 검사가 처음 시행됐다. 이후 40년간 MRI 기술이 계속 발전했다. 촬영 속도는 더 빨라지고, 진단의 정확도는 높아졌다. 진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과거엔 영상의 선명도를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엔 더욱 복잡한 MRI 검사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정신 질환, 혈관 질환, 척추 질환뿐 아니라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 질환에 대한 검사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상황은 어떤가.

현재 MRI 검사 건수는 연간 2억5000만 건에 달한다. 검사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검사 건수와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필립스가 MRI 장비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하는 이유다. 혁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다양한 임상 연구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필립스가 강조하는 기술 변화는 ‘효율성’이다. 최근 선보인 3.0 테슬라 MRI 장비인 ‘MR 7700’은 필립스의 기술력을 집약한 결과물이다. AI 기술(스마트 스피드)을 적용해 검사 속도를 기존 제품보다 3배 빨리 단축했다. 영상 품질은 최대 65%까지 개선했다. 야니스 리더는 “과거 관찰하기 어려웠던 가느다란 신경까지 선명하게 표현돼 진단의 신뢰도를 높이는 기술”이라며 “영상 진단의 효율성이 높아지면 질환을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선 어떤 반응이 나오나.

기기를 사용 중인 병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의료진의 만족도가 높다. MR 7700에 적용된 스마트 스피드 기술은 매년 업데이트가 이뤄진다. 내년 초엔 두 단계의 AI 엔진을 탑재한 새로운 버전의 소프트웨어가 나온다. 지금보다 더 나은 영상 해상도를 경험할 수 있어 좋은 피드백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주목하는 주력 기술은 뭔가.

블루실(BlueSeal) 마그넷 기술이다. MRI 기기가 작동하려면 많은 양의 헬륨을 사용해야 한다. MRI 장비 한 대당 1500L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원은 한정적이고, 언젠가 고갈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필립스가 개발한 블루실 기술은 환경친화적이다. 극소량(7L)의 헬륨만으로 MR 운영을 지원한다. 헬륨 재충전이 필요 없다.

한국에 대한 투자 계획은.

한국은 글로벌 MRI 시장의 프랙티스(Practice)를 주도하는 국가다. 최신 의료기술을 실제 임상 현장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협업과 투자를 더욱 늘려갈 계획이다.

야니스 리더는 인터뷰 내내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글로벌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기 전 한국 의료진의 피드백을 중요하게 여기며 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주요 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개발 중인 MR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전 세계 20~30개 기관과 협업해 피드백을 수집 중이며, 특히 한국 의료진과의 논의는 신기술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MRI 기술을 어떻게 전망하나.

지난 40년 동안 그래왔듯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성장이 멈추는 게 더 놀라울 일이다. MRI는 기존 검사 방법으로는 볼 수 없던 영역을 시각화하는 기술이다. 이제는 측정이 불가능했던 바이오마커(생체 지표)도 시각화하고 분석할 수 있다. 비침습적으로 훨씬 더 많은 환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를 통해 질환을 조기에 예측하는 맞춤형 의료가 가능해진다. 필립스가 추구하는 주요 개발 전략도 MRI 기술 발전과 방향을 같이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필립스의 혁신 기술 방향성은 크게 ‘자동화’와 ‘정량화’로 요약된다. 첫 번째 축은 자가 가동 MRI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스스로 작동할 수 있는 MRI를 구현할 계획이다. 현재 적용 중인 AI 기반의 MR 워크스페이스 솔루션과 스마트이그젬 기능이 자동화 기술을 뒷받침한다. 두 번째 축인 정량화 전략은 바이오마커 기반의 기술 개발을 의미한다. 다중핵 검사를 넘어 신규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정량화해 진단의 정밀도를 높여가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더 많은 사람을 위한 더 나은 헬스케어(Better care for more people)’라는 필립스 비전의 구체적 실천 방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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