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환자 중심 의료, 협업이 완성

2025-04-20

【 청년일보 】 현대 의료는 특정 직종의 역량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환자 한 명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약사 등 다양한 의료직군들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다학제적 팀워크가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정신·사회적 돌봄 수요 확대 등 복합적 문제를 가진 환자들이 많아지며, 의료의 초점은 단일 진료에서 통합적 치료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직군 간 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환자의 안전과 치료 효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기관 내 협업 구조가 잘 구축된 경우 환자의 평균 재입원율이 최대 18%까지 감소했으며,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 또한 현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연구에서는 협업 기반 치료 모델을 운영한 병원의 의료사고 발생률이 약 30% 감소했으며, 의료진의 소진율도 함께 줄어든 결과가 보고됐다. 이는 협업이 환자만이 아닌 의료진의 지속 가능한 근무 환경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나타냈다.

반면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여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의사소통 오류는 의료사고의 주된 원인을 초래한다. 한국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따르면, 환자안전사고의 약 70%는 직종 간 정보전달 미비나 의견 조율 실패 등 협업 부족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8년 인천 모 병원에서 발생한 신장 수술 의료사고 역시 의료진 간 전달체계의 문제에서 비롯된 사례다.

협업이 실패하는 주된 원인은 여전히 남아 있는 위계적 조직문화와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다.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대 간호대학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병원 내 회진이나 치료계획 수립 과정에서 다양한 직종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로 인해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의료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팀 내 특정 직종의 권한만 과도하게 강조되며, 상호 존중 없는 환경이 협업을 저해하는 사례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병원에서는 암 환자나 중증 환자를 위한 다학제적 회진을 추진하며, 다양한 직종의 의견을 반영한 통합 진료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한 대학병원은 협업 중심의 회진 운영 후 환자 만족도가 15% 상승하고 평균 입원 일수가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 외에도 다수의 대학에서는 간호학과·의과대 학생 간의 모의 협업 훈련 등 전문직 간 교육을 도입하며, 교육 현장에서도 협업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협업은 단순히 함께 일하는 것을 넘어, 서로를 파트너로 인식하고 존중하는 문화에서 출발한다. 의료의 중심은 언제나 환자이며, 그 환자를 둘러싼 모든 의료직군들의 유기적 연결이 좋은 의료를 완성한다. 이제는 혼자 잘하는 의료인이 아니라, 함께 잘하는 팀이 환자를 위한 최선의 의료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한다.

【 청년서포터즈 8기 전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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