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카메이 "쇼팽의 다양한 면모 보여드리고 싶어요"

2024-11-25

"쇼팽은 제게 늘 도전이자 영감의 원천이 되는 작곡가입니다. 이번 공연에서 쇼팽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일본 피아니스트 마사야 카메이는 다음 달 5일 서울시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을 앞두고 25일 연합뉴스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카메이는 2022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롱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의 피아니스트 이혁과 공동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은 차세대 피아니스트다.

이번 공연에서는 마주르카, 녹턴, 발라드 3번, 폴로네이즈 5번, 6번, 7번 등 쇼팽의 명곡들 가운데서도 난곡으로 꼽히는 작품들을 연주한다.

카메이는 "쇼팽의 서정적인 선율뿐만 아니라 테크닉적으로 도전적인 곡들을 통해 그가 가진 다채로운 음악적 세계를 탐구하고, 이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쇼팽은 마치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한순간 멀어져 버리는 신비로운 존재"라며 "그를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은 항상 새로운 도전이다. 쇼팽의 음악은 저에게 감정을 깊이 탐구하게 하고, 음악적 표현의 한계를 넓히게 만드는 큰 의미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카메이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피아니스트지만, 영재들이 밟는 정규 음악 교육과정을 밟지는 않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일반 학교를 나왔고 고등학생이 돼서야 음악을 전공으로 택했다.

짧은 시간 안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준 그를 두고 사람들은 '천재 피아니스트'라고도 부른다.

"저는 스스로 '천재 피아니스트'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수식어를 들을 때마다 조금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많은 분이 제가 가진 것을 재능이라고 봐주시는 것 같은데, 사실 저는 그저 운이 좋았던 게 아닐까 싶어서 쑥스럽기도 합니다."

그는 지난 2월에는 일본에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콘서트로 한국의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함께 무대에 섰다. 당시 공연은 '두 천재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다. 두 사람은 나이대는 물론 머리 스타일 등도 비슷해 클래식계에서는 '닮은꼴'로 통한다.

카메이는 "(임윤찬과)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처음 만나게 됐고, 지난 2월 공연에선 두 번째 만남이자 처음으로 두 대의 피아노로 협연하게 돼 정말 기뻤다"면서 "공연 전부터 설레는 마음이 컸고, 함께 연주하며 많은 즐거움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콩쿠르 때부터 임윤찬 피아니스트가 엄청난 재능을 가진 연주자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리허설에서도 그 집중력과 음악적 통찰력이 그대로 느껴져 놀랐습니다. 본 공연에서는 마치 둘이 함께 놀듯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었어요. 같은 세대의 피아니스트 동료가 많지 않은데, 앞으로도 인연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카메이는 또 "저와 임윤찬이 닮았다는 이야기는 제 주변에서도 자주 들린다"며 "2월 공연 때는 우연히 의상도 거의 똑같이 입어서 멀리서 보면 정말 구별이 안 될 정도였다. 어떤 분은 친형제 같다고까지 말씀해주셨다. 조금 쑥스럽기도 했지만, 묘하게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다음 달 공연은 지난해 5월과 11월 내한 공연에 이어 1년 만의 한국 무대다.

"작년 내한 공연에서 관객들의 뜨겁고 진심 어린 반응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어요. 그런 경험은 정말 큰 감동과 영감을 줬죠. 이번 공연에서도 관객들과 음악을 통해 특별한 교감을 나누고 싶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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