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주도 AI 기술 패권 다툼 속 경쟁력 유지 몸부림
- 2025~2030년까지 5개년 AI 클라우드 육성 계획
- 규제 너무 많고 정부 차원 외 민간 투자 절실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유럽연합 위원회(EU Commission)는 최근인 12월 17일(브뤼셀 현지 시간) 오는 5년 내로 유럽 대륙 7곳에 대규모 ‚AI 팩토리(AI factory)‘를 건설하고 유럽 문화에 적합한 자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과학기술계에서 21세기 현재 펼쳐지고 있는 인공지능 혁명은 18세기 증기력에서 출발한 19세기 근대적 산업 혁명과 비유될 만큼 인류 사회를 획기적으로 변혁시킬 기술이라 여겨진다.
미국과 중국 간 전개되고 있는 열띤 디지털 기술 경쟁, 특히 그중에서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술을 둘러싼 각종 첨단 컴퓨팅 및 비즈니스 우위 선점 각축이 한창인 가운데 이 분야에서 EU 경제구역이 선두적 지위를 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을 취지로 EU 위원회는 예산액 15억 유로(우리 돈 약 2조 2600억 원)을 투자하기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각각의 AI 팩토리에는 인공지능 기술로 강화된 슈퍼컴퓨터, 대용량 일반 용도 인공지능(general-purpose artificial intelligence, 축약 GPAI) 모델, 프로그래밍 설비 시설을 갖추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새 AI 팩토리는 유럽 경제권 내 소규모 비즈니스 사업자들의 ‚광범위한 AI 활용’을 유도해 인공지능 분야 학계에서 일하는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를 도모한다는 것이 목표라고 EU 위원회는 밝혔다.
유럽 테크 당국 당사자들과 연구자들은 우선 추진될 AI 팩토리 7곳에서 새로운 알고리즘을 독자적으로 개발, 테스트, 평가해 향후 유럽 대륙 특유 방식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는 방식을 발견해 발전시키는데 주력하게 될 것이다.
타 대륙권과 달리 유럽은 다양한 언어 및 방언으로 구성된 다국가・다문화적 대륙인 만큼 AI 기술의 사용 방식 국가 및 언어별로 색다르게 개발・연구되는 것은 타당한 논지다.
EU 경제권 내 AI 팩토리 제1호는 2025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것이며 마지막 일곱 번째 AI 팩토리 시설 완공은 대략 2030년 이전 즈음 될 것이라고 우르줄라 본데어라이엔 EU위 위원장은 밝혔다.
새 AI 팩토리를 건설할 7대 도시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룩셈부르크 비센, 이탈리아 볼로냐, 독일 슈투트가르트, 스웨덴 마이머, 핀란드 카야아니, 그리스의 아테네 등이 선정됐다. 바르셀로나 AI 팩토리는 기존 슈퍼컴퓨터를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것인 한편 아테네 AI 팩토리는 기존 사용 중인 다에달루스(DAEDALUS) 슈퍼컴퓨터 설비로 갖추고 설립될 예정이다.
각 AI 팩토리는 국가별 주력 산업에 집중 활용・지원될 예정이다. 가령, 농업과 럭셔리 제품 수출 산업이 강한 이탈리아에서 볼로냐 AI 팩토리는 농산식품과 사이버 보안에 주력하는 한편, 금융 강국인 룩셈부르크의 AI 공장은 부동산과 금융 산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AI 팩토리란 무엇인가? AI 팩토리라는 콘셉트는 명칭에서 미루어볼 수 있듯이 AI 모델과 AI 서비스가 창출되고 세련화되어 사용자에게 배포되는 모든 공정, 즉 공산품 생산공장에서 원료와 자재를 공급해와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전환시키는 전통적인 제조 공장에 비유할 수 있겠다.
그런 점에서 AI 팩토리는 대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고성능의 초대형 데이터 저장소이자 네트워킹과 컴퓨팅 업무를 통해 인공지능에 정보와 추리력을 훈련시키는 설비다.
그런가 하면 올 2024년 3월 열린 NVIDIA GTC 인공지능 콘퍼런스(3월 18~21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기조연설에서 AI 팩토리의 주목적은 수익과 지능성 창출이라는 산업주의적 관점을 제시하고, 향후 비즈니스를 위해 챗봇과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모든 자는 AI 팩토리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경우, 엔비디아의 AI 팩토리를 산업용 로봇과 자율주행 자동차에 공급할 생성형 AI 시스템 — 예를 들면, 챗GPT 같은 — 개발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동일한 AI 시스템은 구글 일일 광고 경매, 우버 등 택시 공유 서비스 플랫폼, 아마존 같은 이커머스 사이트의 자동 가격 변동 설정에 사용된다.
유럽 경제권에서 향후 AI 팩토리 프로젝트 지원 사업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 출신의 AI 분야 전문가인 마르텐 수켈(Maarten Sukel) 박사는 AI 팩토리 프로젝트를 위해 EU가 투자를 약속한 2조 여 유로는 미국이 갖춘 기술 수준의 강력한 클라운드 및 컴퓨팅 파워의 데이터센터와 경쟁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업계의 글로벌 플레이어들 — 가령, 아마존 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 등이 올 2024년 3월에 프랑스에 AI 용 클라우드 인프라에 미화 56억 달러(우리 돈 약 8조 원) — 마이크로소프트가 미스트랄AI에 40억 유로(약 6조 원), AWS가 12억 유로(1조 8,000억 원)의 투자한 액수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또, 수켈 박사에 따르면, 유럽이 AI 슈퍼파워로 가는 길에 반드시 필요한 3요소 — 컴퓨팅 역량, 데이터 접근력, 선구적 알고리즘 개발 — 를 갖추기 위해서는 우선 부족한 클라우드 저장소 인프라 확충이 가장 긴급하다.
유럽 출신의 우수한 AI 기술 관련 인재 확충도 시급하다. 유럽이 인재 훈련 및 유능한 인재 유지에 적극 대응하지 않을 경우 지금처럼 유럽에서 교육받은 최우수 과학자, 엔지니어, 전문가들이 미국 테크 기업들에 낚아채이는 브레인 드레인 현상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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