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까운 미래에 전개될 수중전에서는 잠수함으로 착각해 오인 발사를 유도하는 ‘교란용 미끼’를 구분할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이를 무력화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초고속 어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무기국이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 연구팀과 함께 교전 상황에서 상대 잠수함의 수중 교란 기술을 무력화할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4월 발간된 중국어 학술지 ‘지휘 통제와 시뮬레이션’에 실린 논문에 처음 공개된 기술 개발 현황에 따르면 실제 잠수함과 교란용 미끼를 구분하는 성공률이 평균 92%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수중전은 음향신호를 복제하고 비상 선회를 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가짜 기포 흔적을 만드는 등의 교란 행동으로 상대국의 어뢰를 속이는 기술 수준에 의해 승패가 갈린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강대국을 중심으로 ‘스마트’ 어뢰 개발 경쟁이 한창인 이유다. 중국 연구팀은 수중에서 목표물과 타깃이 동시에 나타났을 때 즉시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수중 어뢰의 자율적 특성으로 인해 모든 결정은 외부와의 연락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고리즘이 복잡해지고 요구되는 사양도 늘어난다”며 “장거리 탐지 능력과 높은 목표물 인식률을 갖춘 수중 고속 시스템만이 충분한 작전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논문에 따르면 중국의 새 기술은 주파수 변조 등을 식별할 수 있고 복잡한 음향 교란 환경에서도 진짜 목표물을 가려낸다. 가장 정교한 유형이 교란할 때도 기존 61.3%의 탐지율이 80%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활용된 딥러닝 기반 모델은 수중 표적을 효과적으로 식별할 수 있다”며 “실전 배치를 위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