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인근 스카이레이크 골프&리조트를 운영하는 한국 합자 회사 DK ENC가 2024 베트남의 선도적인 외국인투자(FDI) 기업 톱 10에 선정됐다. 이 상은 베트남 아시아 비즈니스 개발 연구 센터가 주는 상으로 시상식은 12월 22일 열린다.
이 상은 주로 삼성전자, LG 같은 큰 회사가 받는 상이다. 규모가 크지 않은 골프장 기업이 선도적인 외국인 투자상을 수상한 건 이례적이다.
DK ENC 장진혁 회장은 “골프장이 이 상을 받는 건 처음일 것”이라며 “스카이레이크 골프장은 베트남 정부에서 하노이에 세계적인 골프장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해서 생겼는데 이를 모범적으로 운영해 가치를 인정해준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카이레이크 골프장을 베트남 당, 정, 관계 주요 인사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36홀이며 윈덤 스카이 레이크 리조트 앤 빌라는 4성급 호텔로 객실 212개다. 스카이코스 15번 홀은 디엔비엔푸 전투를 형상화했다. 1954년 베트민군이 프랑스군을 격퇴한 전투다. 200년 이상 베트남을 식민지로 삼았던 프랑스군을 몰아낸, 베트남의 가장 의미 있는 전투다.
코스 설계자 안문환은 베트남 군 장성을 찾아가 얘기를 듣고 이 홀을 만들었다. 프랑스군은 복숭아꽃이 많이 핀 화산 분화구 고지에 주둔했다. 안문환은 디엔비엔푸의 분화구 지형을 코스 조형에 활용했다. 56일간의 전투를 복숭아나무 56주를 심어 기록했다.
스카이레이크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2024 아시아-국제경제포럼에서 ‘아시아 최고의 명품 브랜드’ 상을 받았다. 지난 4월엔 2024년 베트남 품질경영 대상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베트남 과학기술부 산하 경제 문화원과 소비자 보호원이 공동 주관한 행사인데 골든 브랜드상, 골든 엔터프라이즈 상, 골든 서비스 부문을 수상했다. 장진혁 회장은 최우수기업인상을 받았다.
베트남 골프계에 한국인들이 큰 역할을 한다. 한국인 골프장 이용객도 많지만, 골프 코스도 여럿 만들었다. 하노이 인근에만 해도 스카이 레이크 이외에도 반찌, 피닉스 54 골프장을 한국인이 운영한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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