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매출 44% 뛴 테슬라, 중국 대신 K배터리 택했다 [김기혁의 테슬라월드]

2025-11-08

테슬라가 K배터리의 새로운 먹거리인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배터리의 북미 생산능력과 미국의 대(對) 중국 관세 정책에 힘입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배터리를 탑재한 ESS 생산을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테슬라와 K배터리의 협력이 전기차에서 ESS로 넓어지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삼성SDI(006400) 공급 논의

최근 주식 시장에선 테슬라와 삼성SDI의 ESS 분야 협력이 주목받았는데요. 삼성SDI와 테슬라가 ESS용 배터리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입니다. 계약 규모는 조원 단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세운 스텔란티스 전기차 합작 공장 내 일부 라인을 전환해 ESS 배터리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SDI가 테슬라와의 수주 계약을 확정할 경우 배터리 공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무려 9년 전인 2016년 머스크 CEO가 자신의 엑스 계정(옛 트위터)을 통해 삼성SDI가 테슬라의 ESS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CATL을 위시한 중국이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ESS용 배터리 시장을 점차 확대하면서 K배터리 입지가 크게 위축됐지만 올해 들어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에 60% 수준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산업 수요가 커지면서 K배터리에도 기회가 열리게 된 셈이죠.

LG엔솔은 6조 잭팟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이미 지난 7월 테슬라로 추정되는 글로벌 기업과 2027년부터 3년간 5조9442억 원 규모의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공시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 25조6000억 원 대비 23.2%에 해당하는 초대형 규모 수주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월 테슬라, 애플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글로벌 에너지 관리 업체 '델타 일렉트로닉스'와 4GWh 규모의 주택용 ESS 배터리 계약을 체결하는 등 ESS 수주에 속도를 내왔습니다.

테슬라 ESS 3분기 매출 44% 급증

이처럼 테슬라가 K배터리의 ESS 배터리를 주문한 데엔 자사의 에너지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3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에너지 사업이 전기차 사업보다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에너지 생산·저장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34억2000만달러(약 5조 원)로 테슬라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본업인 전기차 매출은 같은 기간 6%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머스크가 구상하는 미래 AI 사회에서 중요한 솔루션은 ESS입니다. 일찍이 ESS 시장에 진출했던 머스크 전략이 들어맞는 시점이 본격적으로 도래하고 있으며 ESS에 들어가는 LFP 배터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AI 데이터센터용 ESS 프로젝트 줄이어

북미 시장에선 AI 데이터센터용 ESS 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최대 10배의 전력을 소모하는데 ESS가 정전을 방지하는 비상 전력 시스템 역할을 맡습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2023년 185기가와트시(GWh)에서 2035년 1232GWh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LFP 배터리 자체 생산도 추진 중입니다. 테슬라는 올해 6월 말 엑스(X)에 미국 네바다주 스파크스에 건립 중인 LFP 배터리 공장을 찍은 동영상을 게시했습니다. 이 영상에는 대규모 공장을 외부에서 찍은 전체 전경과 내부 시설, 자동화 설비와 공정, 건설 인력들이 여러 작업을 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테슬라 측은 “북미 최초 LFP 셀 제조 공장의 완공이 임박했다(Nearing completion of our first LFP cell manufacturing factory in North America)”라고 밝혔습니다.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가 개발한 챗봇 그록 계정으로 이 게시물 아래에는 “테슬라의 북미 첫 LFP 배터리 셀 제조 공장은 기가팩토리 네바다에 자리잡고 있다”며 “이 공장은 수입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테슬라의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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