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특집으로 채워진 문예지 봄호

2025-03-12

문예지들의 봄호가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채워졌다. 이들은 광장에서 발견한 연대의 가능성을 논하며 ‘K민주주의’의 가능성에 대해 다뤘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마주한 작가와 평론가, 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모아 담기도 했다.

문학과지성사는 지난 7일 발행한 계간 문예지 ‘문학과사회’ 별책인 ‘문학과사회 하이픈’ 2025년 봄호를 ‘탄핵-일지’로 기획했다. 김기태, 김멜라, 김복희, 김이설, 김형중, 문보영, 박솔뫼, 서효인, 소영현, 손보미, 송희지, 이미상, 이장욱, 임유영, 황정은 등 작가와 평론가 15명이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해 12월 3일부터 올해 1월 말까지 두달 동안의 감상을 기록으로 남겼다.

소설가 김이설은 ‘2024년 12월, 2025년 1월의 메모’라는 제목의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세력의 서울 서부지방법원 점거 폭동 사건에 대해 “폭동이 벌어지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본다는 것은 굉장히 공포스러운 경험이었다”며 “계엄령 발표하던 날 총 들었던 군인들의 모습이 떠오르고, 저렇게 미쳐 날뛰는 인간들과 우리가 같은 세계의 한 시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모멸감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 했다.

작가 이장욱은 비상계엄 이후 두 번째 토요일 집회에 나섰던 때에 대해 “주말마다 국회 출근이라니 뜻밖의 삶이네. 동행과 나는 농담을 나누었다. 예상대로 탄핵소추는 가결되었으나 예상보다 기쁘지는 않았다”고 떠올렸다. 이장욱은 지난해 마지막 날 용산 한남동 관저를 찾기도 했다. 그는 “노인도 있었고 청년도 있었다. 구호를 외치는 사람도 있었고 기도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치 현장에 와서 문득 종교 의례를 참관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이달 1일 발행된 창비의 계간 문예지 ‘창작과비평’은 특집으로 ‘K민주주의의 약진’을 다뤘다. 창비는 “내란 폭력의 깊은 어둠을 뒤로하고 빛으로 열어갈 새시대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특집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한홍구 성공회대 석좌교수, 이남주 성공회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등의 글이 실렸다. ‘연대로 확장된 광장과 민주주의’에 대해 기고한 젠더 연구자 김소라는 글에 “여성들은 언제나 광장에 있었다”며 2030여성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새얼문화재단이 발행하는 황해문화 봄호도 같은 날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특집을 구성했다. 독립기획자 김꽃비씨는 지난해 광주민주화항쟁과 관련한 공론장 프로젝트 ‘에브리씽, 메이, 올앳원스’를 진행한 경험을 소개하며, 혼란의 시대일수록 침묵이 아니라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윤석열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뒤 그것을 막지 못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해본다”며 “쿠데타에 가담한 일당을 하루빨리 잘아들여야한다…(새로운 세상을 위해)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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