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정용 물 사용을 추적하고 누수나 과도한 소비를 경고하면 물 절약 효과가 눈에 띄게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UC 리버사이드(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Dropcountr'라는 앱이 평균적으로 가정의 물 사용량을 6%가량 줄이고, 특히 사용량이 많은 가구의 경우 최대 12%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는 학술지 ‘자원 및 에너지 경제학(Resource and Energy Economics)’에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메흐디 네마티(Mehdi Nemati) UCR 공공정책학 조교수는 “캘리포니아의 수도기관들은 주정부의 물 절약 목표 달성 압박을 받고 있다”며 “디지털 피드백 도구는 가정이 소비를 관리하고 절약하는 데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Dropcountr 앱은 스마트 수도 계량기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 물을 쓰고 있는지, 비슷한 이웃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등을 시각화해 보여준다. 이는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넛지(nudge)'를 유도해 샤워 시간 단축, 누수 수리, 가전기기 적정 사용 등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또한 소비자가 요금제 한도에 가까워졌을 때 경고하거나, 지속적인 물 사용 패턴을 감지해 누수를 알리는 기능도 탑재돼 있다. 실제로 누수 경고가 발송된 다음 날 평균 물 사용량이 약 50% 감소했고, 그 효과는 6일 후에도 9% 감소로 이어졌다.
네마티 교수는 “이러한 급락은 사용자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전통적인 청구서는 몇 주에서 몇 달의 시차가 존재해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구진은 디지털 피드백 도구에 대한 실용성을 조사하기 위해 북부 캘리포니아 폴섬 시(Folsom City)에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약 3,6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총 3,200만 건 이상의 물 사용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앱 사용자의 물 소비량은 장기적으로도 감소세를 유지했으며, 특히 상위 20%의 다량 사용자에서 큰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스마트 미터가 장착된 가정에서 특히 효과가 크다고 설명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가정이 구식 수동 계량기를 사용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마티 교수는 “이미 많은 수도기관이 스마트 계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종이 청구서와 같은 비효율적인 방식에 머물러 있다”며 “Dropcountr 같은 플랫폼은 데이터를 사용자 친화적인 방식으로 해석해 행동을 유도하는 데 탁월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가 향후 더 엄격한 물 절약 규정을 시행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디지털 도구의 적극적인 도입이 해법이 될 수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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