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5년 5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4월 20일에 진행됐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인천 신한은행은 지난 2024~2025 WKBL 신인 드래프트 당시 전체 1순위로 홍유순을 지명했다. 홍유순은 큰 키에도 뛰어난 운동신경을 갖춘 빅맨. ‘1순위’라는 기대치에 걸맞는 활약을 했다. 신인왕도 수상했다.
그러나 홍유순만 팀에 합류한 것이 아니었다. 186cm의 빅맨인 김채은도 신한은행에 합류했다. 비록 데뷔 시즌에는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큰 키에도 달릴 수 있는 빅맨이다. 몸을 만든다면,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외곽 슈팅 또한 뛰어나다.
드래프트 당시 기억 나시나요? 많이 우셨던 기억이 있는데요(웃음).
그때 울컥했어요. 고등학교 때 부상도 있었고, 징계로 못 나간 시합도 많았거든요. 또, 막판에 지명됐기 때문에, 감정이 확 올라왔던 것 같아요. 진행하시던 아나운서님께서도 “울고 싶으면 울어도 됩니다”라고 했는데, 그 말에 순간적으로 터졌던 것 같아요.
다시 돌려보신 본 적 있나요?
딱 두 번 봤어요. 부끄러운데…. 지금은 다시 못 볼 것 같아요. 흑역사에요.
신한은행에 뽑힐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조금은요. 빅맨을 필요로 하는 팀이 뽑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때 KB가 저를 안 뽑았기 때문에, ‘신한은행이 나를 뽑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 신한은행과 합동 훈련을 했어요. 그때 많이 뛰진 못했지만, 구단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진짜 열심히 뛰어서, 구나단 감독님께서 저를 계속 보셨던 기억도 나요.
드래프트 이후 팀에 바로 합류하셨나요?
네, 바로 훈련 시작했어요. 비시즌이라 훈련량이 많았고, 체력적으로 되게 힘들었어요. 그리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기말고사를 봤고, 시즌 직전에 다시 팀에 합류했어요.
팀에 처음 합류했을 땐 어땠어요?
배울 게 너무 많아서 정신없었어요. 팀의 시스템 같은 것도 다 새로웠죠. 하지만 1~2달 정도 지나니까, 금방 적응되더라고요.
다만, 첫 훈련은 아직도 기억나요. 처음이다 보니, 정말 열심히 달렸어요. 감독님께서는 그때 “이런 캐릭터는 오랜만이다”라고 하셨어요.
숙소 생활은 어땠나요?
사실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사회 생활도 처음이고 운동 분위기도 많이 다르다 보니, 적응할 게 많더라고요. 합류 초반엔 ‘집에 가고 싶다’고도 생각했는데, 적응 후에는 그런 생각도 없어졌어요.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 점점 괜찮아졌거든요.
팀에 어떻게 빨리 적응하셨나요?
(허)유정 언니가 가장 많이 도와줬어요. 진짜 많이 알려줬어요. 그리고 (홍)유순 언니가 동기였는데, 처음엔 언니라서 조금 어색했어요. 하지만 둘 다 막내로서의 역할을 잘했던 것 같아요.
정규리그 데뷔전을 기억나시나요?
네. 한 20초 정도 뛰었어요. 삼성생명전에 처음 뛰었는데, (최)예슬이가 페이크 후 점퍼를 쐈어요. 그때 제가 ‘리바운드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딱 튕겨 나와서 그걸 잡았어요. 그게 제 데뷔전의 첫 번째 기록이에요.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축하해줬어요. 또, 1군 무대에 섰다는 것 자체가 저한텐 정말 큰 경험이었어요.
하지만 김채은 선수는 데뷔 시즌에 기회를 많이 못 받으셨습니다. 반대로, 1순위였던 홍유순 선수는 기회를 많이 받았는데요.
(홍)유순 언니는 많이 뛰고 잘했잖아요. 저로서는 많이 부러웠지만, 몸을 더 만들고 기본기를 다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홍유순 선수에게 배운 점도 있나요?
리바운드 잡는 방식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키로 리바운드를 잡기보다, 자리를 미리 선점했어요. 그게 더 중요하다는 걸, 언니를 통해 배웠어요.
휴가 기간은 어떻게 보냈나요?
운동도 꾸준히 하면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어요. 가족 여행도 다녀오고, 친구들도 많이 만났어요. 쉴 수 있을 때, 잘 쉬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길게 쉬어본 건 처음이죠?
네, 진짜 처음이었어요.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도 있었어요.
왜요?
스스로 다 결정해야 했거든요. 특히, 혼자 운동하면서, ‘내가 뭘 해야 할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항상 시키는 훈련만 하다가, 스스로 점검하고 스스로 방향을 찾아야 했죠. 또, ‘내가 부족한 게 뭘까? 어떤 운동을 해야 나한테 도움이 될까?’를 생각했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운동을 했나요?
웨이트 트레이닝이랑 재활 운동을 같이 했어요. 특히, 고관절과 햄스트링 재활을 중점적으로 했죠. 트랙에 나가서 러닝도 했고요.
더 많이 뛰기 위해, 어떤 걸 준비하고 있나요?
유순 언니처럼 팀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렇게 하려면, 리바운드와 수비, 몸싸움 같은 궂은일을 더 열심히 해야 해요. 함께 했던 진영수 선생님도 “신인 때는 기본적인 플레이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찬스가 났을 때, 주저하지 말고 골대를 봐라”고 하셨어요. 그게 지금 저의 목표예요.
최윤아 감독님께서 새롭게 부임했습니다.
제가 옛날 농구를 많이 봐서 잘 알고 있습니다(웃음). 그리고 최근에 만나기도 했어요. 강원대랑 수원대 경기를 보러 가서 인사드렸는데(최윤아 감독은 신한은행 감독 부임 직전 강원대 감독직을 맡고 있었다), “운동 잘하고 있지?”라며 격려해주셨어요. ‘빠른 농구’를 좋아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 기대하고 있어요.
본인은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시나요?
WKBL에 없던 유형이라고 생각해요. 키가 185cm인데, 달릴 수 있거든요. 외곽슛도 쏠 줄 알고, 드리블도 가능해요. 센터답지 않은 플레이를 할 수 있어요! 물론, 아직은 못 보여드렸지만요(웃음).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마디 해주세요.
몸을 잘 만들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러스트 = 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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