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남겨야 해요.” 정리 전문가들이 말하는 예외 리스트이 있다. 미니멀리즘은 단순히 모든 걸 버리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삶에 가치를 더하는 물건을 남기는 ‘선택’의 미학이다. 특히 정리에 몰두하다 보면 후회할 수 있는 실수도 쉽게 생긴다.
그렇다면 미니멀리스트조차 ‘버리지 말라’고 말하는 물건은 어떤 것일까? 미국 라이프 매체 마사 스튜어트 리빙(Martha Stewart Living)이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정리 후에도 반드시 보관해야 할 10가지 항목을 소개했다.
1. 중요 문서
세금 신고 서류, 출생증명서, 부동산 등기, 주민등록증, 여권 등은 잃어버리면 재발급이 까다롭고, 위급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서류들이다. 세인트루이스 클로젯 컴퍼니(Saint Louis Closet Co.) 창립자 제니퍼 Q. 윌리엄스는 “이런 문서는 내화·방수 금고나 철저한 파일 정리에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 다용도 수납용기
정리 중 버리고 싶은 1순위가 수납 바구니나 플라스틱 박스지만, 다른 방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한 공간에서 필요 없어 보여도, 다른 공간에서는 꼭 필요한 용기일 수 있다. 쉽게 버리지 말자.
3. 비상용품
손전등, 건전지, 구급상자, 비상식량 등은 평소엔 잊고 살지만, 정전이나 재난 등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정리할 때 ‘쓸모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버려선 안 되는 물건 중 하나다.
4. 인생 책 한 권
버리기 쉬운 물건 중 하나가 책이다. 하지만 정리 전문가 케이티 웰스는 “책 중에는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당신을 위로하거나 인생관을 바꾼 책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책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생각해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
5. 기억이 담긴 옷
공연 티셔츠, 졸업식 드레스, 첫 출근날 입은 정장처럼 감정이 깃든 옷이 있다면, 꼭 공간을 위해 희생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감, 자부심, 추억이 깃든 옷은 감정적으로 중요한 물건일 수 있다.
6. 전용 조립 부품들
조립가구 살 때 따라오는 육각렌치, 여분 나사, 고정 브래킷 등은 지금은 쓸모없어 보여도 고장 났을 때 ‘구세주’가 된다. 미니멀리스트 멜라니 서머스는 “드로어 하나를 정해 라벨을 붙여 정리해두라”고 조언한다.
7. 감정이 담긴 소지품
어떤 물건은 단순히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하는 잡동사니 같지만, 누군가를 기억하게 하거나 중요한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면 다시 한 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모두를 남길 필요는 없지만 의미 있는 것 몇 가지는, 당신의 공간에 ‘정서적 닻’이 되어준다.
8. 오래된 하드 드라이브와 USB
버리기 쉬운 오래된 전자기기. 그러나 그 안엔 잊고 지낸 가족 사진, 중요한 파일이 들어 있을 수 있다.버리기 전, 무엇이 들어있는지 꼭 확인한다. 개인정보가 새어나갈 위험도 있으니.
9. 스페어 열쇠
여분 열쇠는 모으기 시작하면 끝이 없지만, 그렇다고 전부 버리면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필요한 몇 개만 남기고, 각각 용도를 라벨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10. 미완성 창작물
미술도구, 반쯤 만든 스크랩북, 미완성 뜨개질 키트 등은 단순히 ‘미완’이라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이다. 버리기 전에,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정리의 핵심은 ‘후회 없는 선택’이다. 정리를 결심한 그 순간, 과감하게 비우는 것도 좋지만 감정과 추억, 실용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후회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