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방건설, 공공택지 벌떼입찰 및 계열사 특혜 적발
- 우미건설·중흥건설도 공정위 조사 대상, 업계 전반에 만연한 문제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벌떼입찰’과 '계열사 특혜' 문제가 또다시 공정위의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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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떼입찰'은 건설사가 공공택지(아파트를 짓기 위한 땅)를 분양받을 때, 모기업 하나만 입찰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계열사를 동원해 동시에 입찰하는 방식을 말한다. 즉, 한 회사가 아닌 여러 개의 회사를 '벌떼처럼' 몰려가게 해서 당첨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대방건설이 이러한 편법 입찰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고, 유사한 방식으로 공공택지를 확보한 우미건설과 중흥건설도 조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방건설 205억 과징금 부과, 총수 개인 처벌은?
공정위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2014~2020년 사이 6개 공공택지를 계열사를 동원한 벌떼입찰로 확보한 뒤, 이를 오너 2세가 소유한 계열사(구교운 회장의 딸 구수진 씨가 50% 지분 보유한 대방산업개발 등)에게 전매했다.
전매 금액만 2069억 원에 달하며, 이를 통해 계열사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크게 끌어올려 이후 다수 택지를 추가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는 대방건설을 부당지원 행위로 과징금 205억6천만 원 부과 및 검찰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대방건설에 대한 조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우미건설과 중흥건설도 벌떼입찰 및 계열사 특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우미건설은 공정위 조사와 별도로 국토부와 경기도 조사에서 계열사 2곳이 페이퍼컴퍼니로 운영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해당 계열사들은 영업정지 5개월 처분을 받았으며, 우미건설은 논란이 된 여러 자회사들을 자진 정리중인 것으로 보인다.
호남 지역 기반의 중흥건설 역시 벌떼입찰 의혹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았으며, 2024년 조사 완료 후 전원회의 안건 상정 단계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흥건설은 과거 신도시 택지 분양에서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해왔다는 의혹이 있었다"라며 "호반·대방과 함께 주요 사례로 주목받아 왔다"고 했다.
호반건설, 제일건설 등과 비슷한 사례 반복적으로 적발되는 이유는?
과거에도 건설업계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반복적으로 적발돼 왔다.
대표적으로 호반건설은 계열사를 동원해 공공택지 23곳을 낙찰받은 후, 이를 총수 2세가 소유한 회사에 전매해 1조 3천억 원의 분양이익을 챙겼다가 공정위에 적발됐다. 당시 이에 대해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이 고작 608억 원 밖에 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제일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풍경채’로 알려진 중견 건설사로, 모회사 제일건설이 총수 일가 소유 계열사(제이제이건설, 제이아이건설)에 공동시공 물량을 몰아줘 성장시킨 것이 적발되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일건설은 확보한 공공택지 사업 7건의 시공권을 이 두 계열사에 공동도급 형식으로 나눠주어, 두 회사의 시공실적과 이익을 크게 늘려주었다. 이를 통해 두 계열사는 주택 300세대 이상 건설 실적 요건을 충족하여 공공택지 1순위 입찰자격까지 갖추었고 실제로 택지 추첨에 당첨되기도 했다. 공정위는 2024년 10월 이 행위를 부당 내부거래로 판단해 제일건설에 과징금 96억8900만 원을 부과했다.
정부는 이러한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1사 1필지 제도를 도입하고, 부당 내부거래 조사 강화를 통해 제재를 늘려왔다. 그러나 과징금이 기업들이 얻는 이익에 비해 낮아 규제 효과가 떨어지고, 일부 기업들은 친인척이나 제3자 명의의 회사를 이용해 규제를 피해가는 편법을 활용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수록 기업들이 더 정교한 방식으로 법망을 회피하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이런 오래된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과징금 부과를 넘어 경영진 개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공공택지 입찰제도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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