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맛객] 수줍은 기사의 하루, 당신의 아버지의 하루

2025-09-05

[울산저널]임다솜 기자= 아침 7시, 울산의 거리는 아직 잠에서 깬 듯한 여운이 감돈다. 하지만 이 시간부터, 수줍음이 많은 한 택시기사는 이미 그의 일터를 달리기 시작한다. 오늘도 그는 ‘누군가의 발이 되어주는’ 사명을 다하기 위해, 밤 12시까지의 긴 여정을 향해 출발했다.

“오늘은 정말 많은 분들을 모셨어요. 기분이 좋으니, 웃음이 절로 나더라고요.”

S 기사는 오늘처럼 손님이 많을 때면, 평소보다 더 밝은 목소리로 동료들과 통화를 나눈다. 그에게는 ‘고객과의 소통’이 일상의 활력소일 뿐 아니라, 오늘따라 유독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퇴근길의 히어로, 그들은 “베스트 드라이버”

퇴근 시간, 도로는 지친 직장인들로 붐빈다. 이때 S 기사와 그의 동료들은 단순한 운전자가 아닌, ‘시간의 마법사’가 된다. 고객의 소중한 시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그들은, 퇴근길의 피로를 풀어줄 ‘편안함’과 ‘속도’를 자신들의 특별한 서비스로 삼는다.

S 기사가 전한 한마디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퇴근 시간에 지친 손님을 모셔서 집 앞까지 데려다 드리는 일… 그게 제게는 가장 큰 보람이예요.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면 더 빨리, 더 안전하게 모시고 싶어지거든요.”

S 기사와의 대화가 깊어질 무렵, S 기사의 휴대폰이 울렸다. 걸려 온 상대는 며느리였다. 통화가 시작되자, 그의 얼굴에 스민 부드러운 미소와 다정한 목소리는, 단순한 운전자가 아닌 한 가정의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리게 했다.

울산의 밤은 깊어가지만, S 기사는 아직도 그의 택시를 몰고 도로 위를 누비고 있다. 수줍음 많고, 때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워했지만, 오늘도 그는 누군가의 하루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일상 속 영웅’으로 활약하고 있다.

늦은 밤, 퇴근길에 오른 한 여성 승객은 지친 몸을 이끌고 택시에 올랐다. 목적지를 말하자, S 기사는 미소를 지으며 “오늘따라 일이 늦었네요. 푹 쉬세요. 제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조용히 음악을 틀어주었다. 여성 승객은 그날, S 기사의 배려로 집에 도착할 때까지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S 기사는 본인의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계탑사거리 ‘손가’에서 맛본 깐풍만두

S 기사에게 자주 가는 맛집을 물어봤다. 성남동 시계탑사거리의 중식당 ‘손가’다. 이곳은 대만풍 중식으로, S 기사가 특히 추천하는 메뉴는 깐풍만두와 짬뽕이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깔끔한 인테리어와 가득 찬 손님들이 눈에 들어온다. 웨이팅이 필수이지만 타이밍만 잘 맞으면 웨이팅 없이 입장이 가능하다. 택시기사들은 “바쁘게 일할 때 빠르게 한 끼 해결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맛있는 힐링도 한다”고 했다. 손가는 강한 양념만으로 승부하지 않고, 대만풍 특유의 은은한 감칠맛과 깔끔한 국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평을 듣는 중식점이다.

깐풍만두는 이곳의 대표 안주 겸 별미다. 바삭하게 튀긴 만두 위에 매콤달콤한 소스가 얹혀 나오는데, 깐풍향이 살아 있어 씹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균형이 좋아 식감에서 만족감을 준다.

짬뽕은 또 다른 인기 메뉴다. 해산물과 채소가 푸짐하게 들어가 얼큰하면서도 국물의 깊이가 느껴진다. 또한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짬뽕들이 있어 취향에 따라 주문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S 기사는 매콤한 한 그릇에 땀을 쭉 빼고 나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성남동 ‘손가’는 화려한 홍보보다 한 번 맛본 이들의 추천으로 알려졌다. 택시기사들이 길 위에서 발견해 전한 맛집 정보들은 때로 여행 가이드보다 더 실용적이다. 그들이 발로 누빈 동네 구석구석에서 건져 올린 추천 한 곳이 바로 손가다. “바쁘게 사는 이들에게 작은 쉼표가 돼 주는 집”이라는 S 기사의 평처럼, 깐풍만두와 짬뽕은 매콤하면서도 맛있는 한 끼를 선사한다.

끝으로 S 기사는 방문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한 번 와보면 왜 제가 추천했는지 아실 거예요. 빠르고 편안하게, 맛있게 먹고 싶은 날 들르세요.” 울산의 도로를 묵묵히 달리는 기사들이 전하는 동네 정보는 지역의 작지만 소중한 기록이 된다. 성남동 손가는 그런 기록 가운데 하나로, 대만풍 중식의 매콤한 위로를 찾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곳이다.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