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기업공개(IPO) 성사를 위해 계열사 편입 및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김형근 대표는 지난 7월 임시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김 대표는 SK에코플랜트와 투자자 계약 조건 등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IPO를 2026년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취임헀다.
김 대표는 그룹 내 '재무통'으로 불린다. 그는 1997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한 후 주로 재무관리와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부문에서 활약했다. 2016년 SK주식회사 재무1실장을 거친 뒤 2020년 SK에어가스 대표로 경영을 도맡았다. 이후 2021년 SK주식회사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부문장, 2023년 SK E&S 재무부문장 등을 거쳤다.
김 대표는 선임과 동시에 장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알짜 계열사 편입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일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기업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등 2개 계열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에센코어는 반도체 가공·유통업체로 SK하이닉스로부터 'D램' 등을 공급받아 'SD카드'와 'USB' 등으로 가공해 유통하는 회사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업황 불황에도 5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는 '알짜회사'로 꼽힌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산업용 가스를 생산해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하는 계열사다. SK하이닉스라는 확실한 공급처가 있어 안정적인 실적 지속이 가능하다. 지난해에도 6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안정적 실적으로 SK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평가되는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재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계열사 실적이 연결실적으로 반영되면 2026년 IPO 때까지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의 IPO는 숙원사업으로 불릴 정도로 공을 들인 프로젝트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사명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변경하며 환경과 에너지 사업으로의 확장을 선언했고, 수처리 및 폐기물 처리 전문기업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포트폴리오 변화에 속도를 냈다.
SK에코플랜트는 IPO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변신했지만 사업이 부침을 겪으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상반기 기준 부채총계는 11조3162억원으로, 2020년 말 5조171억원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부채비율도 100%대에서 부채비율 248%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실적을 보면 매출 8조9251억원, 영업이익 1745억원을 거뒀음에도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른 영향으로 순손실 335억원을 내 재무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재무 불안은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는 치명적이다.
김 대표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사주 처분 안건을 다루기도 했다. 이를 통해 어센드엘리먼츠 주식 922만3555주를 SKS 프라이빗에쿼티(SKS PE)에 매각하며 9823만달러(약 1316억원)를 확보했다. 어센드엘리먼츠는 SK에코플랜트가 6084만달러를 투자한 미국의 폐배터리 리사리클링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회사 편입을 시작으로 IPO 준비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형근 대표 취임 이후 강도 높은 리밸런싱을 통해 재무지표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실적이 보장되는 계열사 두 곳이 가세함으로써 재무지표 개선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