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핀테크, 카드사,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도 클라우드 환경에서 한국은행의 외환전산망을 통해 소액해외송금을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해외송금통합관리시스템의 연내 가동을 위해 시스템 참가기관을 대상으로 이달 중 테스트를 실시한다. 한은은 참가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향후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 및 통합 환경에 대한 품질점검 방향을 안내했다. 오는 10월 안팎으로 테스트를 종료하고 실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송금통합관리시스템(ORIS)은 기획재정부가 앞서 예고한 외환거래 선진화 방안에 따라 외환거래 규율방식을 재편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해 한은에 구축하는 시스템이다. 은행을 비롯한 총 27개 금융사가 통합관리 대상이 된다. 증권사나 카드사, 핀테크기업도 역시 코스콤, 여신금융협회, 핀테크산업협회 등 중계기관을 통해 외환망에 간접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외환당국의 이러한 외환거래 규율방식 재편은 최근 빠르게 증가하는 소액송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미 기재부는 지난해 1월 서울외환시장행동규범 개정을 통해 API 방식으로 외환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한 바 있다. 핀테크 기업 상당수는 이미 별도의 은행 거래 없이도 자체적으로 외환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한은 역시도 하루에 26만건 이상의 대량의 소형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구조로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외환망 용량 역시 동시에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해외송금통합관리시스템에는 한은 뿐만 아니라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등도 참여하게 된다. 은행망을 직접 거치지 않는 만큼 자금세탁을 비롯한 각종 외환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은행 금융권의 외환 서비스도 보다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의 제휴 없이도 API 연결만으로 외환거래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실제 주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제도 개편에 발맞춰 이미 소액해외송금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이용자 수 부족 등의 이유로 서비스를 접었던 카드사 역시 사업을 재개할 여지가 충분하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두개사 정도만 참여하고 있지만, 향후 제도 개편 및 인프라 구축 방향에 따라 추가로 서비스를 개시할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해외 여행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외환 서비스가 한계에 봉착한 카드업계에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