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에서 새 출발하는 베테랑 투수 고효준이 1군 등록과 함께 데뷔전을 가졌다.
고효준은 1일 잠실 KT전에서 3-1로 앞선 8회 1사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불펜 보강이 필요한 두산에 입단 테스트를 받아 육성 선수로 계약한 고효준은 정식 선수 등록이 가능해진 이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이승엽 감독은 팀이 3-1로 리드한 8회초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고효준을 투입했다. 고효준은 첫 타자인 좌타자 권동진을 상대로 시속 145㎞의 빠른 공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시속 146㎞ 직구로 두산에서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고효준은 이은 황재균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날 홈런을 기록한 좌타자 강백호와의 승부. 고효준은 다시 풀카운트 승부 끝에 2루 땅볼로 유도했다. 강백호를 상대하면서 이날 가장 빠른 시속 147㎞까지 찍었다.
1983년생 고효준은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가 2차 1라운드(전체 6순위)로 지명해 프로야구에 데뷔한 프로 23년차 투수다. SK-KIA-롯데-LG-SSG를 거치며 601경기(890이닝)에 등판, 47승54패 4세이브 56홀드 평균자책 5.27의 성적을 남겼다.
고효준은 이날 경기 전 “이승엽 감독님께 제가 ‘악을 보여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그동안 두산 경기를 좀 봤는데, ‘허슬두’라는 별명이 있었던 과거 경기력이 많이 사라졌다. 내가 솔선수범하며 ‘허슬두’다운 야구를 다시 찾도록 하겠다”는 독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는 또 “이승엽 감독님께 ‘(저를) 막 써주십시오’라고도 말씀드렸다”면서 몸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고효준은 이날 42세 2개월 23일의 나이로 마운드에 올라 구단 역사상 최고령 등판 기록을 새로 썼다. 박철순이 1996년 9월4일 대전 한화전(40세 5개월 23일)에서 세운 종전 기록을 가볍게 뛰어 넘었다. KBO리그 역사상으로는 전체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리고 구단 역사상 최고령 홀드(종전 이현승 2022년 6월15일 고척 키움전·38세 8개월 4일), 최고령 삼진(종전 박철순 1996년 9월4일 대전 한화전·40세 5개월 23일) 기록에도 고효준의 이름이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