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축구로 내전을 끝낼 수도 있지 않을까.”
수단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콰시 아피아 감독(64)이 BBC에 한 말이다.
아피아 감독은 31일 BBC와 인터뷰에서 “수단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아프리카 축구 국가대항전) 본선에 진출시키는 게 내가 팀을 맡기 전부터 설정한 목표 중 하나”며 “수단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많은 국민이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는데 축구로 전쟁이 끝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수단은 지난해 11월 앙골라와 비기면서 2025년 네이션스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2023년 4월 시작된 내전 이후 수단 선수들은 고정된 연습 기반 없이 지내왔다. 국내 리그는 중단됐다. 홈 경기 또한 리비아와 이웃한 남수단에서 치러졌다. 가나 출신인 아피아 감독은 2023년 9월부터 수단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아피아 감독은 “내전을 멈춰야한다는 의지가 수단의 네이션스컵 출전을 이끌어낸 원동력”이라고 자평했다. 아피아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들이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고 느끼라고 강조했다”며 “그래야 어디를 가든, 그곳이 우리의 홈이며 팬들이 있든 없든, 가족과 자신, 그리고 국가를 위해 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단은 2023년 4월 수단군과 신속지원군(RSF) 민병대 간 충돌로 지금까지 1100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다. 지금도 내전은 이어지고 있고 절반 이상 국민이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치다. 구호 활동가들은 이번 사태가 세계 최악의 인도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축구대표팀 선수 중에도 피해를 당한 선수가 물론 있었다. 아피아 감독은 “훈련 캠프에서도 선수 4명이 가족을 잃었다”며 “정말 슬픈 상황이지만, 선수들은 이를 견뎌내기 위해 서로 위로하고 격려했다”고 회고했다.
수단은 지금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에서 수단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 수단은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2라운드 B조에서 세네갈과 DR 콩고 등을 따돌리고 3승1무로 선두에 올라 있다. 홈앤드어웨이로 팀당 10경기를 치러 조 선두를 굳히면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고 2위를 하면 플레이오프에 나간다. 월드컵 예선전은 오는 3월부터 재개된다. 아피아 감독은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또는 브라질은 세계 최고의 팀들”이라며 “우리도 우리 자신이 그들과 같은 수준으로 여기고 싸워야만 월드컵 본선행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