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만 7번, 자녀 성이 전부 달랐다…21년차 판사도 ‘경악한 사건’ 뭐길래?

2025-08-20

정현숙 판사가 21년간의 법조 경험을 바탕으로, 이혼 전문 판사로서 겪은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tvN STORY ‘어쩌다 어른’ 10주년 특집 강연연에는 대구가정법원 경주지원 부장판사인 정현숙 판사가 출연해, 수많은 이혼 사건을 다뤄온 법관으로서의 일화를 공개했다.

2005년 임관한 그는 “민·형사 사건을 골고루 맡다가 2017년에 가사소년 전문 법관으로 선발돼 지금까지 이혼 소송을 담당하고 있어 ‘이혼 전문 법관’이라 불러주시는 것 같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정 판사는 지금까지 무려 5,000건이 넘는 이혼 사건을 처리했오며, 특히 젊은 부부들의 이혼 양상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 “대부분은 법정에 들어올 때 상대방의 유책 사유를 설명하면서 흥분해 싸운다”며 “요즘 젊은 부부의 경우 부모님과 함께 온다. 젊은 부부는 조정실에 가만히 앉아 있고 부모들끼리 싸운다”고 전했다.

특히 정 판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언급한 사례는 모두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요즘 재혼, 삼혼이 많다. 협의 이혼 확인하러 들어갔는데, 7번째 협의 이혼하러 온 아내분이시더라. 더 놀라웠던 건 아이가 7명인데 7명이 다 성이 다 달랐다”고 밝혔다.

정 판사는 이 사건을 회상하며 “아이들이 자라면서 겪을 혼란이나 아픔은 생각하지 않고, 너무 쉽게 결혼과 이혼을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고 마음이 힘들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혼 전문 판사로서의 고충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 판사는 “하루에 처리해야 할 사건 수가 많아, 실제 재판 시간은 건당 평균 3분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짧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작업이 어마어마하다”며 “판결문 작성, 기록 검토 등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야근과 주말 근무가 일상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 막내아들이 10살인데, 6시쯤 되면 ‘오늘도 야근해?’, ‘자기 전에 들어와?’라고 전화해서 묻는다. 오늘도 야근이라고 하면 짜증 내면서 전화를 끊는다. 아이들한테 늘 미안하다”고 부모로서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정 판사의 남편 역시 이혼 전문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부부인 만큼, 집에서도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 또한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는 “처음에는 좋게 이야기하다가 저는 재판장 입장에서 얘기하고, 남편은 변호사 입장에서 얘기하다가 싸운다”며 웃음을 지었다.

또한 “주변에서는 제가 이혼 전문 판사, 남편은 이혼 사건을 많이 하는 전문 변호사니까, 또 아이가 셋이다 보니 저희가 잘살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부부 사이는 똑같다. 저희도 싸운다”며 현실적인 부부 관계를 솔직하게 밝혔다.

정 판사는 남편과 함께 부부 상담실을 찾았던 경험도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전문가이니 (결혼 생활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상담가 선생님이 저한테 집에서 입을 좀 다물라고 하더라. 저도 똑같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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