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예총 회장 선거 후보 자격 논란…법정공방으로 이어져
회장 선출 5개월 만에 자진 사퇴하고 보궐선거로 신임 회장 뽑혀
전북도의회-전북문화관광재단, 인사 문제 둘러싼 신경전
도의회서 2025년도 재단 예산 무더기 삭감하며 파장 일파만파
재단 직원과 예술인들 도의원 규탄 시위…예산 모두 복원했지만 상처 남아
2024년 전북 문화‧예술계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1년을 보냈다. 희망을 품고 시작했지만 사건‧사고가 잇따랐고 많은 과제를 남겼다. 본보는 5차례에 걸쳐 올 한 해 도내 문화계를 정리하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첫 번째로 1년간 도내 문화‧예술계의 굵직한 사건을 짚어봤다.
올해 문화계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상반기 움직임이 주춤했다. 하반기에는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도내 예술인들은 큰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북문화관광재단과 전북도의회 간 갈등이 보복성 예산 삭감으로 번지면서 예술인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자격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 전북연합회(전북예총) 회장 선거는 자진 사퇴라는 불명예와 보궐선거에 돌입해야 했다. 혼란 속에서도 문화‧예술인과 관련 민간단체들은 공연‧전시‧출간 등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갔다.
△시끄러웠던 전북예총=새해 벽두부터 전북예총 회장 선거가 시작돼 전북 문화 지형도가 재편된 한 해였다. 그러나 전북예총 회장을 비롯한 예총 산하 협회 선거로 인한 잡음이 계속됐다. 올해 초 제25대 전북예총 회장 선거에서 떨어진 최무연 후보가 회장으로 선출된 이석규 회장에게 회장 후보 자격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해 문화예술계를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샀다. 결국 전북예총 회장 선거가 무효라며 낙선 후보가 낸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회장 직무 집행이 정지됐다. 자격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이석규 회장은 회장 선출 5개월 만에 자진사퇴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소송을 제기한 최무연 후보가 신임 회장으로 뽑혔다.
△상처로 얼룩진 전북문화관광재단=올해 문화 관련 사업 예산이 반토막 나면서 지역 문화계는 한기가 돌았다. 애초 예산에서 굵직한 문화 사업들이 줄줄이 삭감됐고 지원금은 최대 30%가량 줄어들면서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에서 2025년도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산을 무더기로 삭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예산 심의에 앞서 전북도의회 박용근 의원은 긴급 현안 질의와 행정사무 감사에서 재단의 인사 문제를 지적했다.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해임된 재단의 팀장급 직원이 복직 후 본부장으로 승진한 점을 집요하게 문제 삼으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후 예산 심의 과정에서 문화예술 분야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이를 두고 재단과 의원들 간의 특정 인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재단 직원들은 도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항의했고, 지역 문화예술인 70여 명은 재단 예산이 도의회 상임위에서 대폭 삭감된 것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도의회는 심사 과정에서 삭감한 문화예술 분야 예산 86억 원을 모두 복원했지만,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상처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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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 parkeun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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