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소비쿠폰’이 밀어올린 성장, 3분기 GDP 1.2%↑…연 1% 성장 청신호

2025-10-28

‘13조 소비쿠폰’이 올해 3분기 경기를 밀어 올렸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ㆍ속보)은 전기 대비 1.2%(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1.2%)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1분기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역성장(-0.2%)했고,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2분기에 반등(0.7%)한 이후 2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성장을 견인한 건 국내에서의 소비·투자(내수)다. 3분기 성장률(1.2%) 가운데 내수의 기여도는 1.1%포인트, 순수출(수출-수입)은 0.1%포인트였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민간 소비 등 내수가 성장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민간 소비는 3분기에 1.3% 늘었다. 2022년 3분기(1.3%)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2분기(0.5%)보다 세 배 가까운 증가 폭이다. 특히 서비스업의 성장기여도(전체 성장률 1.2% 중 미친 영향)는 0.7%포인트로, 지난 2022년 4분기(0.8%포인트) 이래 최대치다.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관련 지출, 전공의 복귀에 따른 의료 이용 증가 등으로 정부 소비도 1.2% 늘었다.

이 국장은 “1차 소비쿠폰이 다양한 품목에서 소비를 자극한 영향이 있다”며 “민간 소비 증가에 분명히 기여했다”고 짚었다. 박창현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소비쿠폰의 효과가 음식점 중심으로 나타났고, 소매업종에선 편의점 매출 증가도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서비스업에선 도ㆍ소매, 숙박ㆍ음식업, 금융보험업 등이 고루 늘었다. 금융보험업의 경우 주식 관련 거래와 펀드 가입 금액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 9월 22일 지급이 시작된 2차 소비쿠폰의 영향은 4분기 성장률에 반영된다(1차 9조2000억원, 2차 4조5000억원).

투자도 반등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을 중심으로 2.4% 늘어, 전 분기 역성장(-2.1%)에서 큰 폭으로 회복됐다. 수출은 반도체ㆍ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5% 증가했다. 2분기(4.5%)에 이어 연속 상승세다. 미국 관세의 직격탄을 받은 자동차의 경우 대미 수출이 줄어든 대신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늘었고,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중고차 수출도 늘어 활로를 찾았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석유정제업도 글로벌 공급 과잉이 완화됐고, 화장품도 유럽 내 유통망을 넓혔다.

반면 구조적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 투자는 0.1% 감소하며, 6분기 연속 뒷걸음질했다. 다만 3분기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성장기여도 0%) 이 국장은 “건설선행지수에 들어가 있는 건설 수주액이 6월부터 늘어나고 있고, 내년에는 사회간접자본(SOC) 집행과 반도체 공장 건설 등 상방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온전한 새 정부의 첫 경제 성적표”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3분기 '깜짝 성장'으로 올해 연 1% 이상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증가하는 전형적이고 뚜렷한 회복 국면”(김재훈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이라는 평가다. 한은은 4분기에 전기 대비 -0.1~0.3% 정도 성장한다면 1%가 가능하다고 봤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소비 심리 지속 여부, 건설 경기 부진의 영향 등을 변수로 지목하면서다. 관세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

앞서 한은은 8월 전망에서 내년엔 1.6% 성장률을 예상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소비 쿠폰 효과를 봤지만, 경기 회복 모멘텀이 확산되지 못하고 있음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내년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집행 등으로 국내 경기 개선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최지욱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강세 또한 민간 소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지만, 관세·고환율, 건설 투자 반등 지연 등 하방 요인도 뚜렷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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