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꽈당 오늘만 세 번째”…밤새 생긴 살얼음에 출근길 식겁

2025-01-14

13일 밤 사이 내린 눈·비가 얼면서 14일 아침 인도와 도로가 빙판길로 변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새벽부터 각지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났고, 출근길에 넘어져서 엉덩방아를 찧는 시민도 많았다.

출근길 시민들은 미끄러운 길에서 종종걸음으로 걸었다. 오전 7시10분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일대에선 시민들이 중심을 잡느라 천천히 걷는 모습이었다. 한 여성은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경기 부천에서 서울 종로구로 출퇴근하는 한모씨(35)는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길 같은데 막상 밟으면 너무 미끄럽다”며 “오늘 출근하는 1시간 동안 벌써 세 번이나 넘어졌다. 엉덩이가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위험한 상황도 보였다. 이날 오전 7시30분쯤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사거리에선 좌회전하던 오토바이가 미끄러졌다. 뒤이어오던 버스가 급히 차선을 변경하면서 길 위에 쓰러진 오토바이 운전자를 피해갔다. 사고를 목격한 A씨는 “나도 출근길에 나서다 미끄러질 뻔해서 조심조심 걷고 있었는데 큰 사고가 날뻔한 장면을 보니 진정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공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경비노동자 B씨가 차도에 염화나트륨을 뿌리고 있었다. 아파트 주민들이 “너무 미끄럽다”고 하자 B씨가 “그나마 덜 미끄러운 갓길로 이동하시라”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직장인 윤모씨(28)는 “겨울에 해가 짧다보니 해 뜨기 전인 아침에는 미끄러운 길이 더욱 보이지 않아 무서웠다”며 “출근길에 넘어지는 사람을 본 것만 대여섯명”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에 사는 조모씨(38)도 전날 퇴근길에서 두 차례 엉덩방아를 찧었다고 했다. 조씨는 “지하철역까지 가는 300m 거리가 3㎞처럼 느껴졌다”며 “엉덩이는 괜찮지만 휴대전화 액정이 깨졌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에서도 교통사고가 이어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쯤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서 차량 3대가 부딪히는 추돌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1t 트럭 한 대가 인근 건물 1층 카페 벽면을 들이받았다. 트럭과 추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흰색 승용차는 반파됐다. 사고 승용차 운전자인 50대 남성이 경상을 입었고 다른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블랙아이스(도로살얼음)를 포함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도로 결빙으로 인한 다중 추돌사고도 발생해 출근길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6시20분쯤 서울 노원구 월계2지하차도에선 18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이 사고로 남성 한 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오전 5시50분쯤 경기 고양시 서울문산고속도로 고양분기점 인근에선 차량 43대 다중추돌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 9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사고로 인해 3㎞가량 정체가 빚어졌다.

경기 고양시 자유로 구산IC 파주 방향 도로에서도 차량 총 44대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났다. 소방 당국은 6중 추돌사고 4건, 3중 추돌 1건, 2중 추돌 6건, 단독 사고 5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화물차 운전자 1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기상청은 이날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아침에 눈과 비가 대부분 그치겠으나 강원과 충북 북부 일부 지역에는 오전까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이날 오전 빙판이나 도로 살얼음이 낄 수 있으니 보행자 안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도로 살얼음은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녹았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현상으로, 이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전체 사고의 1.5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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