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안 좋으니까 돈 써야지"…MZ세대 지갑 여는 '이 현상' 뭐길래

2025-11-11

필요가 아닌 '기분'을 위해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면서 유통업계가 이른바 '필코노미(Feel+Economy)' 마케팅에 본격 나섰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발간한 '트렌드코리아 2026'에서 필코노미를 2026년 주요 소비 트렌드로 제시했다. 필코노미는 소비자가 자신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경제 현상을 뜻한다. 기존 소비가 필요와 욕구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기분 전환과 감정 관리가 구매 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식품·외식·문화 등 다양한 업종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은 제품 판매를 넘어 소비자에게 특정 감정과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며,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감성적으로 각인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켈로그의 스낵 브랜드 프링글스는 '뚜껑 열면 빠져드는 리얼 액션!' 캠페인으로 드라마·영화 시청 경험을 강화했다. 윤지원 프링글스 마케팅팀 부장은 "필코노미 흐름에 맞춰 제품을 먹는 즐거움을 콘텐츠 몰입 경험으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프링글스는 한정판 무드램프를 출시해 시청 분위기에 따라 다섯 가지 색상으로 변하는 조명을 제공, 영상 콘텐츠 소비 순간의 감각적 만족도를 높였다.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는 브랜드 캐릭터 '할리베어'를 활용한 공간 연출로 매장을 감성 경험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합정역점에 대형 할리베어 조형물을 설치하고, 부산명지강변DT점과 대전호수공원점 등에는 지역별 테마 포토존을 마련해 방문객의 감정적 참여를 유도했다. 단순한 카페 방문을 '기분이 머무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시도다.

편의점 CU는 교보생명과 손잡고 독서 감성을 담은 '문장 한입 팝콘'을 내놨다. 책을 감성적 취향으로 즐기는 '텍스트힙'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으로, 캐러멜과 버터 팝콘을 반반 구성하고 60종의 문학 문장이 담긴 책갈피를 동봉했다. 간식과 문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작은 정서적 여운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 응원 시즌 컬렉션을 출시했다. 네잎클로버를 모티브로 한 '찰떡같이 합격파이'와 보온 도시락 세트 등을 선보이며, 제품을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감정 매개체로 활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제품 자체보다 그것이 주는 감정적 경험을 중시하면서 브랜드 전략도 기능 중심에서 감성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필코노미는 단기 유행이 아니라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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