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 ②이번 위기는 다르다? 투자 신중론 짙어진 'A주 고량주'

2025-07-21

'A주 고량주' 둘러싼 투자신중론 확대 배경 분석

절대다수 업체 상반기 실적 부진, 주가하락 지속

현재의 네 번째 위기가 과거와 다른 이유 진단

이 기사는 7월 21일 오후 4시18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이번 위기는 다르다?① 투자 신중론 짙어진 'A주 고량주'>에서 이어짐.

◆ 마오타이 가격 마지노선 잇단 붕괴, 그 의미는?

현지 전문기관은 현재 중국 고량주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재고 과잉과 가격 역전 구조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고량주 업계 평균 재고 회전일수는 900일을 넘고, 재고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2025년 중국 고량주 시장 중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중국 내 일정 규모 이상 고량주 기업의 총 생산량은 414만5000 킬로리터(㎘)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생산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현재 고량주 시장의 수요 측 하락이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최종 소비자 시장에서 거래되는 고량주 가격이 도매상의 매입가 또는 공장 출고가보다 낮게 형성되는 비정상적인 가격 역전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 고량주 제품 가격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에 있다. 일부 현지 매체는 최근 고량주 가격 하락세를 '짓밟히는 가격'이라고도 표현한다. 수요도 부진한 상황에서 제품 가격까지 하락하자 결국 고량주 업계의 실적에 직격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귀주모태의 주력 제품인 페이톈(飛天) 마오타이의 가격은 올해 들어 과거보다 훨씬 급격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달 간 53도 페이톈 마오타이 가격이 연이어 하락하며 2000위안, 1900위안의 지지선이 잇달아 붕괴됐다.

상반기 최대 규모의 중국 온라인 쇼핑 이벤트인 '6∙18 쇼핑축제' 기간을 전후해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대규모 쿠폰 이벤트 등을 펼치면서 페이톈 마오타이 가격은 1800위안 아래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7년 이후 최저치로, 2021년 고점과 비교해 약 40% 하락한 수준이다.

실례로 6월 25일 핀둬둬(拼多多)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53도 페이톈 마오타이 500ml 제품은 병당 1750위안에 팔렸다.

6월 25일 기준 2025년산 53도 페이톈 마오타이 500ml 낱 병의 도매가는 병당 1780위안, 박스 포장 제품의 가격은 병당 1830 위안을 기록했다. 올해 초와 비교해 병당 각각 270위안과 290위안 하락한 수치다.

페이톈 마오타이 가격 변동성을 보면 고량주 업계 전반의 가격 추이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고량주 업계의 풍향계'라 불린다.

2000위안은 도매상들의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이 선이 무너질 경우 도매상의 공포성 매도가 가속화되며 가격 하락이 급속도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페이톈 마오타이 가격의 2000선 붕괴는 가속화되는 고량주 가격 하락세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업계의 네 번째 위기, 더욱 우려되는 이유는?

과거 고량주 산업은 수 차례 위기를 맞이했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가짜 술 사건', 그리고 고량주에 대한 종량세(수량과 중량 등 물리적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 도입이 업계의 첫 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위기가 지나간 이후 고량주 업계는 빠르게 회복됐다.

2008년 금융위기 때 고량주 업계는 두 번째 위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당시 국가의 4조 위안 경기부양 정책이 빠르게 경기회복을 이끌며 고량주 소비도 살아났다.

2012년 주귀주(酒鬼酒 000799.SZ)의 가소제(플라스틱의 유연성을 높이는 물질) 파문으로 인해 고량주 업계에 대한 신뢰가 붕괴된 데 이어, '팔항규정(八项规定)'과 '금주령'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공공기관의 소비가 급감, 고량주 산업은 거친 한파를 맞이했다. 이후 고량주 산업은 거의 파산 직전의 타격을 입었지만, 그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였다.

과거 세 번의 위기는 모두 소비 수요는 여전히 지속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외부 요인으로 인해 수요가 일시적으로 억제됐을 뿐 근본적인 수요 문제는 없었다는 것.

하지만, 이번 네 번째 위기는 과거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년 간 중국 고량주 업계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소비 둔화, 소비 양극화 등의 영향으로 위기를 맞이했다. 여기에 올해 5월 개정된 '당정 기관의 절약강화 및 낭비반대 조례'는 역대 가장 엄격한 '금주령'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이번에 도래한 고량주 업계 위기의 본질은 외부적 억제 요인이 아닌 근본적인 수요의 급감이라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 고량주 '투자 신중론' 목소리 커지는 이유

현지 시장에서는 위기를 맞았다고 해도 오랜 전통을 지닌 고량주 산업이 사라질 리는 없을 것이라 평한다.

다만, 깊은 조정기를 거친 후 성숙기로 접어들 것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고량주가 소비재 분야의 일반적인 산업으로 변해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내부적으로 '마태효과(부익부 빈익빈, 부유한 자는 더욱 부유해지고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해지는 현상)'는 여전히 뚜렷하며, 귀주모태와 오량액과 같은 리더 기업들은 강력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성장 여력은 이러한 선두 기업들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조정기를 거친 후 고량주 산업 내에서 일부 기업은 확장할 것이고, 반대로 일부 기업은 시장에서 퇴장하며 한 차례 업계의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투자적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현재 고량주 업계가 깊은 조정기에 진입해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량주 시장에 진입하려는 투자자라면 더욱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본 기사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투자를 권유하거나 주식거래를 유도하지 않습니다. 해당 정보 이용에 따르는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pxx1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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