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67대 가톨릭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와 인천과의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오는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교황의 방한이 예정된 가운데 인천 방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는 최초의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출신으로, 지난 2001~2013년까지 총 12년 동안 이 수도회 총장으로 임기를 수행했다.
2002년, 2005년, 2008년, 2010년 등 네 차례 방한해 한국지부 수도자와 만나거나 지부 총회에 참석하는 등 한국 공동체의 자립을 지원해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아우구스띠노 수도회는 1994년 ‘인천 본원’이 설립된 뒤 현재 강화와 경기 연천에도 수도원이 개소된 상태다.
더구나 인천에는 답동성당, 이승훈 묘역 등 한국 천주교의 초기 역사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중구 언덕에 위치한 답동성당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 종교시설 중 하나다.
잘 알려진 ‘명동성당’(1898년)보다도 1년여 앞서 완공된 인천 최초의 가톨릭 성당으로, 역사·문화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사적 287호로 지정된 바 있다.
당시 서울의 관문이자 외국 무역의 거점이라는 좋은 입지적 조건으로 인해, 프랑스 외방선교회 빌렘이 답동 언덕에 터를 마련, 이를 건립한 역사를 지닌다.
이승훈베드로는 한국가톨릭교회의 첫 영세자로 천주교 신앙공동체를 이끈 인물이다.
특히 그의 집안은 아들과 손자, 증손자 등 4대에 걸쳐 5명의 순교자가 나와, 세계 가톨릭사에서 특별한 역사로 평가된다.
그는 신유박해(1801년) 때 순교했는데, 순교 후 묻힌 장소가 바로 인천 남동구에 있는 ‘이승훈 묘역’이다.
인천시는 2011년 이승훈 묘역을 시 지정 기념물로 지정·관리 중이다. 묘역 인근에는 4만 6000㎡ 규모 ‘이승훈베드로 역사공원’을 조성해 지난해 9월에 열었다.
남동구도 그를 기리기 위해 지난해 10월 그의 묘역 인근인 만수역~인천대공원역까지 도로 1801m를 ‘이승훈베드로길’로 지정했다.
묘역 인근은 ‘국내 주요 천주교 순교터’이자 성지순례 장소 중 하나로 가톨릭 신자들의 방문이 한창이다.
훗날 레오 14세의 방한 시, 과거 인연이 있는 만큼 인천 방문 여부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는 이유다.
다만 그가 선출된 이후 한국 방문 공식 일정은 아직 확인된 바 없다는 게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인천교구 한 신부의 설명이다.
수도회 인천교구는 “신자분도 교황님께서 인천 (수도회)을 방문하시길 바라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방문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수도회 총장으로 계신 12년 동안 보여주셨던 아버지 같은 인자한 모습 그대로 모든 신자분들께 다가가시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지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