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교황 레오 14세가 인류가 직면한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인공지능(AI)을 지목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10일(현지 시간)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추기경들과 만나 “오늘날 교회는 또 다른 산업혁명, 즉 인공지능(AI)의 발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노동을 보호하는 데 있어 새로운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도 AI가 인류에 끼칠 수 있는 위험을 강하게 경고해왔으며 국제 조약을 통한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그는 추기경들에게 “교황은 성 베드로부터 시작돼 그의 부족한 후계자인 저에 이르기까지 오직 하느님과 형제들을 섬기는 겸손한 종일 뿐”이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소중한 유산을 이어받아 여정을 계속하자”며 자신을 선출한 추기경들에게 1960년대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단행된 주요 교회 개혁에 대한 헌신을 당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달 21일 선종한 전임 교황 프란치스코의 비전과 개혁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오후 4시께 비공식 일정으로 첫 바티칸 외부 방문지로 이탈리아 로마 외곽 소도시 제나차노에 위치한 ‘착한 의견의 어머니’ 성지를 찾았다. 이 성지는 1200년부터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가 관리해온 유서 깊은 곳이다. 레오 14세는 이 수도회 출신이다. 그는 제나차노 주민들에게 “교회가 제게 맡긴 베드로의 후계자로서의 사명을 시작하는 이 첫날에 꼭 이곳에 오고 싶었다”고 전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묘지도 참배했다. 그는 로마 시내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성모 대성전)에 안장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대리석 무덤 위에 흰 장미꽃 한 송이를 놓고 잠시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는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