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하다 숨 멎는다”…日 3만명 감염된 치명적 질병, 한국도 뚫렸다

2025-07-04

‘백일해’ 급격히 확산…“백신 면역효과, 시간 지나며 약해지는 특성 때문”

수주간 지속되는 발작성 기침과 함께 구토, 청색증 등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 ‘백일해’가 일본 전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일본 내 누적 환자 수는 이미 역대 최다치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전년 대비 급증하는 등 방역 당국과 의료계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국립건강위기관리연구기구(JIHS)는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보고된 백일해 환자가 총 321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18년 현재 방식으로 집계를 시작한 이후 주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다.

5일 JIHS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본의 누적 백일해 환자는 총 3만5810명이다. 반 년 만에 지난해 연간 환자 수의 8배를 넘어섰다. 종전 최다였던 2019년(1만6845명) 기록의 두 배 이상으로, 확산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퍼투시스균(Bordetella pertussis)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평균 7~10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콧물, 눈물, 가벼운 기침 등 상기도 감염 증상이 1~2주간 나타난다.

이후 4주 이상 ‘흡’ 소리를 동반한 발작성 기침이 지속되며 구토, 가래가 동반될 수 있다. 중이염·폐렴·무호흡·청색증·비출혈 등 2차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높다.

연령대별로는 20세 미만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 환자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사망자는 대부분 1세 미만 영아에게 집중된다.

◆“왜 갑자기 백일해가?” 일본 3만명 감염…이제 한국도 안심 못한다

국내 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일해 환자 수는 4만8048명으로, 2023년(292명) 대비 164배 이상 폭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영아가 백일해로 사망하며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1년 이후 첫 사망 사례로 기록됐다.

백일해는 초기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환자는 최소 5일에서 최대 3주 이상 격리가 필요하다. 감염자의 침방울이 묻은 물품은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 영유아 및 아동은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을 정기 접종해야 한다. 40세 이상 성인 중 DTaP 접종력이 없는 경우 Tdap 백신 1회, Td 백신 2회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보호를 위해 보호자와 가족 모두의 백신 접종을 강조한다.

한 감염병 전문의는 “일본에서 백일해가 급격히 확산하는 것은 높은 전파력과 함께 백신 면역 효과가 시간이 지나며 약해지는 특성 때문”이라며 “국내도 이미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난 만큼, 접종 시기를 놓친 아동과 예방접종력이 없는 성인은 반드시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염자, 최대 3주 ‘격리’…생활 속 주의사항은?

이어 “백일해는 초기엔 단순 감기처럼 보이지만, 발작성 기침이 수주간 지속되고 구토·청색증·폐렴·무호흡으로 진행될 수 있어 1세 미만 영아에게는 치명적”이라며 “감염자 침방울로 쉽게 전파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격리, 환경 소독, 항생제 치료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또한 “DTaP나 Tdap 백신 접종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며 “고위험군과 접촉이 잦은 보호자, 교사, 보육 종사자도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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