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농구해야 Fun해진다”…서울 SK, 하드콜 파훼법은 역시 속공

2024-10-23

‘하드콜’ 시대에 SK가 선택한 답은 ‘뻔한’ 속공이었다. SK는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남자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홈경기에서 77-7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는 올 시즌 KBL의 새로운 하드콜 기준에 대한 SK만의 해법을 보여주며 우승 후보까지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전희철 SK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미디어데이 때 우리가 뻔한 농구를 한다고 했는데, SK가 뻔한 농구를 해줘야 재미있는 것 같다. 오늘 시원하게 선수들이 많이 뛰었고, 속공 시도도 아주 많았다”고 승리 요인을 짚었다.

거친 몸싸움을 허용하는 하드콜 체제에서 SK가 찾은 생존법은 명확했다. 몸싸움 상황이 자주 펼쳐지지 않도록 지공 상황을 최소화하고, 속공으로 경쟁하는 것. 이날도 SK는 속공 득점에서 DB를 16-7로 앞섰다.

SK의 속공 전술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수들의 향상된 체력이 있었다. 수훈선수 기자회견에 나선 에이스 김선형은 “작년에는 게임 뛸 때 2~3분만 지나도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낼 정도로 몸 상태가 최악이었는데, 올 시즌에는 벤치를 안 쳐다보게 된다”며 비시즌 체력 훈련의 성과를 자랑했다.

실제 기록을 보면 SK 주축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대폭 늘었다. 김선형(33분 49초·22점·6어시스트·4스틸)을 필두로 자밀 워니(40분·25점·11리바운드), 안영준(37분 11초·16점) 등이 오래 뛰며 팀의 빠른 공격을 이끌었다.

김선형은 “하드콜이 아닐 때도 몸싸움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미리 빠져나가는 스타일이다. 상대가 압박하면 나는 오히려 좋다. 달라붙는 것만큼 뚫기 쉬운 건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속공의 시작은 안정된 수비다. 김선형은 “누구는 공격하고 누구는 수비하고 이런 게 없고, 다 같이 수비하고 다 같이 달리는 그런 농구를 하다 보니까 서로 신나는 것 같다”며 더 단단해진 수비의 비결을 소개했다. 전희철 감독은 “수비가 잘 돼야 속공을 시작할 수 있다. 오늘도 세트 디펜스에서 훈련했던 부분은 잘 지켜졌는데, 어이없는 턴오버라든지 쉬운 득점 찬스를 놓치면서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했던 게 아쉽다”며 과제도 제시했다.

스틸과 수비 리바운드도 더 중요해졌다. SK는 이날 14개의 스틸을 기록해 DB(10개)를 앞섰다. 오재현과 최원혁의 강한 압박 수비가 상대 실수를 유도했고, 이는 곧바로 속공 찬스로 이어졌다. 턴오버 관리도 돋보였다. SK는 12개의 턴오버로 DB(20개)보다 실수가 적었다. 전체 리바운드는 39-52로 크게 밀렸지만, 수비 리바운드는 그에 비해 많은 28개를 건져 내며 속공 농구를 펼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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