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소주전쟁’ 제작사 더램프(대표 박은경) 측이 ‘내가 대본을 탈취했다는 더램프 주장은 허위’라는 최윤진 현장연출 겸 영화사꽃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을 전면 반박했다.
더램프 측은 1일 ‘탈취된 소주전쟁 각본의 진짜 작가 이름을 되찾아드렸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소주전쟁’의 개봉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 한쪽에는 영화 제작 도중 사실이 드러나 감독에서 해촉된 최윤진 대표가 있었고, 그 반대편에는 ‘소주전쟁’의 숨겨졌던 진정한 작가가 있었다”고 밝혔다.

더램프 측은 “최윤진이 2020년 더램프에 접근해 자신이 단독작가로 표시된 ‘소주전쟁’(당시 제목 ‘모럴 해저드’)과 ‘심해’를 제시했다. 더램프는 이 두 각본의 영화화 계약을 체결했고, ‘소주전쟁’에 대해선 최윤진이 요청한대로 감독계약까지 체결했다”며 “감독 경험은 커녕 조감독 경험도 없던 최윤진이 더램프가 감독계약을 체결한 것은, 최윤진이 제시한대로 그의 단독 각본이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사건의 발단을 설명했다.
이어 “‘소주전쟁’ 원작가가 따로 있다면, 이는 감독계약의 중대 위반일 뿐만 아니라 원작가의 성명표시권 침해를 구성한다”고 짚었다.
더램프 측은 ‘소주전쟁’이 제작 중이던 2023년 5월 ‘심해’의 원작자가 신인 김기용 작가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 대표가 김 작가의 작품을 복제해 ‘심해’를 작성했다고 판단, 최 대표가 저작자로 된 ‘심해’ 저작권등록을 말소하고 최 대표에게 김 작가에게 성명표시권 침해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더램프 측은 ‘심해’ 논란을 겪으며 2023년 7월경 ‘소주전쟁’의 원작자 조사도 별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박현우 작가의 존재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램프는 “‘에너미’(‘소주전쟁’ 전신)를 함께 쓴 신인 작가가 있었다”며 “박 작가의 연락처 공유를 최 대표가 거부해 어렵게 박 작가를 만났고 ‘에너미’ 시나리오를 입수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 대표와 더램프 직원 간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서 더램프 직원은 최 대표에게 박 작가의 연락처를 요청했고, 최 대표는 “‘왜 그 상관도 없는 작가를 만나겠다고 하느냐” “아무 관련 없는 작품은 알아서 뭐 하려 하느냐” “정확하게 얘기를 하겠는데 ‘모럴해저드’는 내가 혼자 썼고” “‘모럴해저드’ 작가는 나”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에너미’ 시나리오 조사 결과 ‘소주전쟁’과 높은 유사성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 증거로 오타까지 동일한 시나리오 일부를 첨부한 더램프는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은 ‘소주전쟁’이 박 작가의 ‘에너미’를 바탕으로 수정돼 만들어진 것으로 판정했고, 박 작가를 ‘소주전쟁’ 원작자 및 제1각본작가, 최윤진을 제2각본작가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더램프 측은 “외부 기관의 판정과 자체적인 판단을 종합해 박 작가를 ‘소주전쟁’의 제1 각본작가로 결론 내렸다. 또 감독 해촉 후 ‘소주전쟁’ 제작을 계속 진행, 상영편집본을 제작 및 완성해 개봉했고 최 대표에게는 해촉 전까지 촬영 현장에서 기여도를 감안해 ‘현장 연출’ 크레딧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 대표가 주장한 기획비, 개발비 등 지급 불이행도 사실과 다르며 영화진흥위원회가 최 대표가 타인의 저작물을 출품, 보조금을 수령했다고 판단해 환수 조치를 했다고 주장하며 증빙 자료를 함께 첨부했다. 더램프 측은 “1년여 동안 소송을 통하지 않고 협의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노력했으나 최 대표의 거부 및 스스로를 피해자로 호도하는 문건 등의 지속적 유포로 소송 외에서 해결을 하지 못했다”며 지금의 입장 전달은 “신인 작가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최 대표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소주전쟁’ 감독직 해촉의 부당함을 주장, “제작사의 지속적인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램프가 감독 해고 사유로 주장하는 원저작자 은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2020년 10월 30일 체결된 ‘소주전쟁’ 감독 및 공동제작 계약서에 원저작에 관한 사항을, “‘에너미’ 각본: 박현우, 최윤진으로 정확히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작가의 의견을 존중해 크레딧 기재 순서를 ‘각본 최윤진 박현우’로 동의한다는 의사를 회신했으나 더램프가 이를 동의하지 않았며 “시나리오 작가로서 용인할 수 없는 제작사의 폭력적인 갑질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감독을 해고하고 크레딧까지 삭제해 개봉하는 제작자의 폭력이 묵과된다면 한국영화 창작자 권익이 퇴보할 것”이라며 △문체부의 불공정 행위 철저한 조사 △유사한 피해 발생을 막도록 국회의 제도적 장치 마련 △더램프 대표의 공개 사과와 ‘소주전쟁’ OTT와 해외 개봉 상영본에 감독 크레딧 즉각 복원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