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밥은 안 먹어도 차는 마셔야 할 정도로 차는 중국인들과 중국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차는 한, 중, 일 모두 차라고 발음한다. 이 차가 Tea가 된다. 그럼 어떻게 차(茶) Tea가 되었을까? 북경어로 차를 마신다고 할 때는 “흐어 차喝茶(hecha)”라고 하고 광동어로는 “얌차(飲茶)”라고 한다. “마시다”를 뜻하는 “얌(飲, jam 음)”과 “차”를 뜻하는 “차(茶caa 다)”로 이루어져 있다. 중국 차의 본고장은 복건성인데 민어(闽语) 복건성 말로는 饮茶린테(lin thea)라고 한다. 茶차를 테(thea)라고 한다. 이 테가 중국을 거쳐 인도로 가면서 테(thea)가 tea가 되었다.
예전에 중국에서도 차는 귀하고 값이 비싸서 일반인들은 이용할 수 없는 우아하고 사치스러운 것이었다. 삼국지에 나오는 명의 화타도 차는 신비의 명약이라고 할 정도로 차는 귀해서 약재로 사용했다. 그 차가 명, 청 시대를 거치면서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그럼 중국인들은 왜 차를 마실까? 지금은 우리도 물 부족 국가로 등재되었지만 예전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도 물이 풍부하고 그 물을 그대로 마실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조금 다르다. 히말라야에서 발원하는 장강, 황하의 표천수, 지상수를 식수로 사용하는데 석회질이 많고 물이 탁해 그냥 마시기는 거시기하다. 그래서 물을 끓여서 차와 함께 마셨다.
차는 녹차, 우룡차, 홍차로 구분할 수 있다. 녹차에서 홍차는 발효했느냐 안 했느냐로 구분할 수 있다. 우룡차乌龙茶는 청차青茶라고도 하는데 녹차와 홍차의 중간 반 발효차이다. 녹차의 깔끔한 맛과 홍차의 깊은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맛뿐만 아니라 모양도 이 둘의 특징이 나타나 잎은 녹색이고 가장자리는 붉은색이라 매우 아름답다. 우룡차를 우리면 찻잎은 녹차나 홍차보다 더 커지고 맛이 진해서 여러 번 우릴 수 있다. 주요 산지는 복건성, 광동, 대만이며 안계철관음, 무이대홍포, 동정오룡이 유명하다. 안계현에서 철관음 그리고 무이산에는 대홍포가 복건성을 대표하는 青茶 즉 우룡차이다.
오룡차는 중국 다예 시연에서 쓰이는 대표적인 차이기도 하다. 섬세한 다구가 어울리기 때문에 다호와 찻잔도 작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 안계 철관음安溪铁观音 복건성 안계현이 지역의 토양이나 온난다습한 기후가 철관음차 재배에 매우 적합한 것 같다. 안계철관음차의 깊은 맛은 7번이나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고 그 색 또한 고운 황금색을 띤다.
안계철관음차에 관한 전설이 몹시 많다. 그중 하나는 바로 청나라 때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안계현에 불심이 깊은 농부가 있었는데, 그 농부는 매일같이 관세음보살상 앞에 맑은 차를 한 잔씩 바쳤다. 그러던 어느 날 농부가 산에서 나무를 하고 관음묘 앞을 지나가는데, 바위틈에 자라난 차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다. 농부는 차나무를 집으로 옮겨와서 심었고, 그 잎을 시험 삼아 차로 만들어 보았는데 향과 맛이 매우 뛰어났다. 그는 이 차를 관세음보살이 내려준 것으로 여기고 그 차의 이름을 ‘철관음’이라고 붙였다.
또 다른 이야기는 청나라 건륭연간에 요양촌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요양촌의 어느 서생이 산 아래에서 차 나무를 발견하고 옮겨 심어서 맛을 보았는데, 그 향과 맛이 매우 뛰어나 이를 건륭제에게 바쳤다. 건륭제가 이 차를 보고 찻잎이 무겁게 잠기는 것이 마치 철과 같고, 모양이 관세음보살의 손을 닮아 남암철관음南岩鐵觀音이라는 이름을 내렸다고 한다.
녹차, 청차, 홍차 구별이 안 되는 분들은 인삼, 홍삼을 생각하면 된다. 홍차는 홍삼, 녹차는 인삼, 청차는 인삼과 홍삼의 중간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그럼 차를 마시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차도茶道, 차예茶藝(艺), 차법茶法… 중국인들은 차를 우려내고 마시는 것을 차예茶艺라고 하는데 그들의 차예는 여럿이 파티나 모임을 하면서 즐겁고 유쾌하게 차를 마시는 것이다. 무슨 폼 잡고 마시는 특별한 차예茶艺는 없다. 물론 차도茶道라는 말도 안 쓴다. 우리는 붓글씨를 서예书艺라고 하고 중국은 서법书法이라 하고 일본은 서도书道라고 한다.
이와 비슷한 말이 많다. 칼로 하는 무술을 중국은 검법劍法 우리는 검술劍術 일본은 검도劍道
라고 한다. 道자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藝(艺), 術을 구분하여 사용했다. 예술Art과 기능skill은 구분했다.
차 이야기 나왔으니 하나 더.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 차 하면 보이차普洱茶를 많이 생각하고 보이차는 10년, 20년…50년 되면 좋은 차, 명품차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국 여행 가서 5년, 10년 된 보이차를 많이 산다. 결론은 다 가짜다! 보이차 1~2년이면 충분하다. 5년, 7년, 10년, 20년… 물량도 물량이고 가격도 가격이고 진품은 구할 수도 없다.
몇 년 전 지인들과 차의 본고장, 나의 마음의 고향 중국 복건성 무이산에 간 적이 있다. 주자가 노래한 무이구곡에서 뗏목도 타고 인상 대홍포 공연도 본 적이 있는데 무이구곡도 객가들의 집 토루土楼도 운수요 마을도…
술 먹으면 가끔 연락 오는 찻집 한족 총각도 보고 싶네.
권오기 여행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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