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늦게 찾아온 첫눈 소식에 반가움도 잠시. 폭설이 내리면서 출근길 교통대란과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폭설과 한파는 빙판길로 인한 낙상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넘어지면서 손목이나 발목을 다칠 수 있고, 심한 경우 고관절이나 척추에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수술이 최선의 방법인 데다 합병증 유발 가능성도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김상민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겨울철 낙상사고시 고관절 골절의 위험성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극심한 통증으로 거동 불가=고관절 골절은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을 말한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체중을 견딜 수 없어져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거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수개월 동안 침상 생활이 불가피한데, 이로 인해 폐렴·욕창·혈전 등 2차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고관절 골절 수술환자의 1년내 사망률은 14.7%, 2년내 사망률은 24.3%인 반면, 수술을 하지 않고 방치하면 1년내 사망률은 25%, 2년내 사망률은 70%에 달할 정도로 높다.
김상민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한번 발생하면 여성 기준으로 2명 중 1명이 기동 능력과 독립성 회복이 불가능하며, 4명 중 1명이 장기간 요양기관 또는 집에서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게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고관절 골절 치료의 기본은 수술=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고관절의 전자간부(대퇴경 아래 부위)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 금속정으로 뼈를 고정시킨 후 안정을 취하는 치료가 진행된다.
반면 상단부인 대퇴경부에 골절이 발생하면 인공고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뼈가 약해져 나사로 골절 고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혈관 손상이 동반돼 뼈가 골유합이 되지 않거나 대퇴골의 머리부분인 대퇴골두에 혈류 공급이 끊겨 무혈성 괴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공고관절 수술은 골반의 비구부와 대퇴골두의 손상된 부분을 제거한 후 인공뼈로 대치해준다. 골반의 비구부가 소켓, 대퇴골이 전구라고 생각하면 쉽다. 인공고관절은 플라스틱이나 세라믹으로 만들어진다.
김상민 교수는 “인공고관절 수술은 과거와 달리 수술 절개 부위가 10~15㎝로 작아졌고, 근육 손상을 줄이고 회복도 빠른 수술 접근법이 개발되면서 고령 환자들의 부담도 줄었다”며 “수술 1~2일 후부터 발을 딛는 힘이 생겨 보행이 가능해지므로 수술 후 환자들의 회복률도 높아, 수술 후 한달 정도면 독립보행으로 30분 이상 평지 보행이 가능하고 3개월이면 웬만한 일상생활은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운동과 식이, 골다공증 관리로 예방해야=골다공증 관리를 위해서는 꾸준히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뼈의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뼈에 자극을 주는 한편,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유연성과 균형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평소 뼈를 형성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칼슘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유·치즈 등 유제품, 등푸른 생선, 콩, 두부, 다시마, 멸치, 건새우 등이 대표적인 식품이다.
또 비타민D는 체내 칼슘의 흡수율을 높이고 칼슘의 뼈내 저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햇빛에 신체를 적절하게 노출시켜 비타민D가 생성되도록 해야 한다. 커피·담배·술 등은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게 하므로 줄이는 것이 좋다. 이외에 운동과 영양만으로는 부족한 경우에는 약을 사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골절을 피하기 위해서는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겨울철 얼어붙은 빙판길을 걸을 때는 평소보다 걸음 속도와 폭을 10% 이상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걸으면 균형을 쉽게 잃어 낙상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고, 지팡이나 보조기구 등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병탁 기자 ppt@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