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황영묵의 근거 있는 자신감, 목표는 홈 개막전 선발

2025-02-08

지난해 KBO 리그에서 가장 인상 깊은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 단연 한화 황영묵(26)이다. 독립 구단 출신에 트라이아웃을 거쳐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고, 데뷔 첫 해 타율 3할을 때렸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팀 기여도는 기록 이상이라는 평가다.

프로 입단 후 이제 2번째 스프링캠프지만 체력적으로 어려움 크게 느끼지 않는다.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만난 황영묵은 “스프링캠프 생각해서 비시즌 때부터 준비를 잘했다. 혼자 비시즌 운동하면서 스프링캠프 준비한 건 처음이지만, 사실 독립구단 때 비시즌은 지금보다 훨씬 길었다. 그때 준비하고 운동하던 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야구 인생에 곡절은 많았지만, 황영묵은 ‘감독 복’이 많은 선수다. 연천 미라클 시절 김인식 감독은 “부모님을 제외하고 제일 감사한 분”이다. TV 예능 ‘최강야구’로 ‘야신’ 김성근 감독과도 연을 맺었다. 한화에 와서는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김경문 감독을 만났다.

황영묵은 “감독 세 분 다 각자만의 스타일이 있으신데, 김경문 감독님은 해야 할 일을 딱딱 정해 주시는 편이다. 바라시는 것만 확실히 하면 되니까 정리가 잘 된다.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게 또 제가 추구하는 야구와도 잘 맞는 것 같아서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황영묵에게 주문한 건 더 황영묵다운 야구다. 체구는 작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뛰어달라는 주문이다. 수비에 집중하고, 타석에선 최대한 공 많이 보고, 스윙은 간결하게, 타구는 라인드라이브로. 사실 황영묵이 이제껏 해왔던 야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황영묵은 올 시즌 연봉 8300만원에 계약했다. 최저연봉(3000만원)을 받았던 지난해보다 5300만원이 더 올랐다. 인상률 177%는 팀내 최고다. 프로에서 돈이 다는 아니지만, 돈만큼 분명한 지표도 사실 많지 않다. 황영묵은 “야구로 돈을 버는 처음 시기가 됐는데, 항상 꿈꿔왔던 일이기도 하고 그만큼 동기부여도 된다”면서도 “사실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프로 와서 야구 한 날보다 앞으로 할 날이 더 많다. 더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상된 연봉은 이번달부터 적용된다. 며칠 뒤 월급날 부터 확 오른 금액이 찍힐 예정이다. 황영묵은 “오키나와 2차 캠프까지 마치고 한국 들어가기 바로 전날이 어머님 생신이다. 어떤 선물을 해드릴지 생각 중”이라고 웃었다.

최근 2년 동안에도 고비가 많았다.트라이아웃에서 프로 구단의 눈에 들 수 있을지,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1군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1군에서 성적은 낼 수 있을지 따지고 보면 하나같이 결과를 확신하기 어려운 순간들이었다. 그러나 황영묵은 “다른 사람들 보다 훨씬 더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하려는 편이지만 분명히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준비한 계획이 있었고, 계획에 따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프로 지명은 물론 그 이후까지 한번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황영묵은 “그냥 프로 구단 유니폼만 입는게 목표가 아니었다. 근거 있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계속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다. 이제껏 야구하면서 안 되는 건 없다고 늘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야구 할 날을 위해 세워놓은 목표도 많다. 지금 당장의 목표는 새 구장에서 치를 홈 개막전 선발이다. 시즌 전체 목표는 2루수 주전 자리를 꿰차고 규정타석을 넘기는 거다. 같은 포지션에는 안치홍이 있다. 그간 쌓은 경력이나 프로에서 위치, 이름값 등 두 사람 사이 차이가 작지 않다. 그러나 황영묵은 분명한 어조로 “할 수 있다”고 했다. 시즌 개막까지 이제 40여일, 황영묵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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