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학교는 16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관 은명대강당에서 '저출산 및 정신건강 분야 근거 기반 정책 설계'를 주제로 한국응용경제학회와 공동 정책 콘퍼런스를 연다.
이번 행사는 경제적 불안정 해소와 사회적 자본 확충을 위한 데이터 기반 정책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송헌재 한국응용경제학회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해 김현철 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장, 한성식 분당제일여성병원장 환영사,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이형훈 보건복지부 차관,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 축사로 이어진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김현철 원장(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 황지수 교수(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이철희 교수(서울대 경제학부)가 기조 강연자로 참여한다. 이어 이정민 교수(서울대 경제학부), 이환웅 교수(건국대 경제학부), 박태영 교수(성균관대 소비자학과·소셜이노베이션융합전공), 김평식 부연구위원(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를 맡는다.
또한 오상우 국장(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저출산정책국), 노정훈 과장(보건복지부 인구정책총괄), 조정숙 국장(고용노동부 고용지원정책관), 송인한 교수(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고형우 국장(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고령사회정책국), 박정우 과장(보건복지부 자살예방과)이 토론에 참여해 학계와 정부가 함께 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1부는 저출산 문제를 다룬다. 주거비 상승, 노동시장 불평등, 교육 경쟁, 성역할 규범 등 복합 요인이 출산율을 제약하는 구조를 짚으며 장기적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황지수 교수는 “여성의 교육·경제활동이 확대됐지만 '일하는 아빠, 돌보는 엄마'라는 성역할 규범이 여전해 일·가정 병행이 어렵다”며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 근무 유연화, 세대 간 형평을 고려한 사회제도 개편을 제언한다.
이정민 교수는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정책의 효과를 분석, 시행 후 출산율이 유의하게 상승했다고 발표한다. “배우자가 취업 중인 가정일수록 효과가 크며, 기업 내 인식도 개선됐다”며 평등한 육아 문화의 확산을 강조한다.
2부는 정신건강 문제를 논의한다. 발표자들은 경제적 불안정과 사회적 고립이 자살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임을 지적하며, 소득 지원·정신건강 서비스 확충의 효과를 분석한다.
김현철 원장은 “한국의 높은 자살률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불안정의 결과”라며, 실직·소득감소가 자살률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 사람을 살리려면 온 사회가 필요하다”며 심리 지원뿐 아니라 공동체적 유대 회복과 경제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환웅 교수는 기초연금 등 노인 복지 지출 확대가 노인 자살률을 유의하게 낮춘다고 발표했다. “1인당 노인복지 지출 100만 원 증가 시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28.3명 감소했다”며 소득 지원의 자살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은 의과대학과 상경대학이 공동 설립한 융합 연구기관으로, 저출산·고령화·이민·건강·노동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실증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학계와 정부가 근거 기반의 실질적 정책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