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기증 조건으로 시작된 암 환자와의 '계약 결혼'…중국 울린 감동 실화는

2025-10-29

신장이식을 받지 못하면 1년밖에 살 수 없었던 여성과 혈액암을 앓던 남성이 ‘사후 신장 기증’을 조건으로 결혼했다가 기적적으로 함께 살아남은 과거 사연이 중국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산시성 출신의 왕 샤오(당시 24세)는 2013년 요독증 진단을 받고 생존을 위해 ‘특별한 결혼’을 결심했다. 신장이식을 받지 못하면 1년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요독증은 신장(콩팥)의 기능이 급격히 저하돼 체내에 쌓인 노폐물이 배설되지 못하면서 생기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가족 중에 적합한 기증자가 없었던 그는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암 환자 지원 단체 게시판에 “말기 암 환자 중 결혼을 받아줄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조건은 명확했다. 사망 전까지 자신이 정성껏 돌보고, 사망 후에는 신장을 기증받는 것. 그는 글 말미에 “용서해주세요. 저는 단지 살고 싶어요”라는 간절한 심정을 적었다.

며칠 뒤 한 남성이 답장을 보냈다. 27세의 혈액암 환자 위 젠핑이었다. 한때 사업가였던 그는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증으로 투병 중이었으며, 어머니를 잃고 치료비 마련을 위해 아버지가 집까지 팔아야 할 정도로 힘든 상황에 놓여 있었다.

두 사람은 결국 2013년 7월 조용히 혼인신고를 했다. 위젠핑은 사망 후 신장을 기증하기로, 왕샤오는 생전에 그를 돌보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계약 결혼’은 점차 진심 어린 사랑으로 바뀌었다. 왕 씨의 밝은 성격과 유머는 위 씨에게 삶의 의지를 불어넣었고, 위 씨는 그녀를 위해 매일 식사를 준비하며 정을 쌓았다. 왕 씨는 위 씨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노점에서 꽃을 팔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사연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기부와 응원이 이어졌고, 그는 판매 수익과 저축을 통해 50만 위안(약 1억 원)의 수술비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기적이 일어났다. 2014년 6월 위 씨의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한 것이다. 혈액 수치가 안정되면서 병세가 완화됐고, 왕 씨의 건강도 회복세를 보였다. 신장 투석 횟수는 주 2회에서 월 1회로 줄었으며 결국 의사는 “더 이상 신장이식이 필요 없다”고 진단했다.

두 사람은 2015년 2월 회복을 기념하며 정식 결혼식을 열었다. 현재는 산시성 시안에서 작은 꽃집을 운영하며 조용하고 평온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이야기는 영화 ‘우리 함께 태양을 흔들자(我们一起摇太阳·비바 라 비다)'로 제작돼 2024년 중국 본토에서 개봉, 큰 화제를 모았다.

현지 누리꾼들은 “절망에서 시작된 결혼이 사랑의 기적으로 바뀌었다”, “서로를 살린 가장 아름다운 계약”이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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