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어온 이재용–UAE 교류…무함마드와 전략 협력 강화
회장 취임 후 첫 방문도 UAE…할리파 전 대통령 빈소도 찾아
국빈외교 계기 AI·반도체·투자 협력 속도…삼성 역할 부각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7일 밤 아랍에미레이트(UAE)로 향하면서 그가 10년 넘게 다져온 중동 네트워크가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의 지속적 교류를 기반으로 한 신뢰 관계가 이번 국빈외교의 후속 산업 협력 논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공지능(AI)·원전·반도체 등 미래 분야로 협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이 맡게 될 실질적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UAE와 10년 넘게 이어진 각별한 인연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UAE의 인연은 201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할리파 대통령이 뇌졸중으로 국정에서 물러난 뒤 실권을 잡은 무함마드 당시 왕세제가 4차산업 전략을 본격 추진하면서 두 사람의 교류도 자연스럽게 깊어졌다. 당시 UAE는 '포스트 오일' 전략을 내세워 미래산업 전환에 속도를 냈고, 반도체·5G·스마트시티·에너지 역량을 두루 갖춘 삼성이 협력 파트너로 가장 먼저 거론됐다.
양측 관계가 공식적으로 부각된 시점은 2019년 2월이다. 무함마드 당시 왕세제의 방한을 앞두고 이 회장이 먼저 아부다비를 찾아 회동하며 현안을 논의한 사실이 외교·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무함마드 왕세제가 한국을 찾았을 때 이 회장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직접 반도체 생산라인을 안내했고, 왕세제는 5G와 반도체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첨단 공정을 세심하게 살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두 사람의 네트워크는 단순한 경영자 간 대화를 넘어 미래산업 전략을 공유하는 '전략적 동반 관계'로 발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UAE는 이 회장이 가석방 이후 다시 찾은 주요 해외 출장지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해외 이동이 쉽지 않았던 2021년 12월, 그는 북미 출장 직후 곧장 UAE로 향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매년 겨울 글로벌 기업인과 국제 정계 인사를 초청해 비공개 포럼을 열어왔고, 이 회장 역시 이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2022년 5월 할리파 전 대통령이 별세했을 때 서울 용산구 주한 UAE 대사관 빈소를 찾으며 각별한 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최성안 당시 삼성엔지니어링 사장(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동행한 가운데, 삼성은 부르즈 칼리파 시공과 정유·플랜트 사업 등으로 오래전부터 UAE와 견고한 협력 구조를 유지해 왔다.
그해 12월 회장으로 승진한 뒤 첫 해외 출장지로 UAE를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회장은 바라카 원전을 방문해 UAE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했으며, 현지 법인장들과의 회의에서 "대변혁을 추진하는 중동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설 연휴에도 UAE를 찾아 사업장을 점검하는 등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2023년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에 동행했고, 이듬해 무함마드 대통령의 첫 한국 국빈 방한 때도 SK·현대차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함께 면담에 참석했다. UAE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처음이었고, 이 회장은 핵심 경제 현안 논의에 참여하며 양국 협력의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UAE와 미래산업 동맹 속 더 커진 이재용 회장의 역할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UAE 국빈 방문은 양국 관계를 '새로운 백년대계'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대통령은 투자·방산·원전·에너지 등 기존 협력 틀을 넘어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데이터센터 등 첨단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미래 산업 전반에서의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이는 UAE의 국가 전략과 삼성이 추진하는 사업 축이 그대로 맞물리는 지점이어서 재계에서는 향후 실질적 논의 과정에서 이 회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 대통령이 "UAE와 AI 메모리칩 공급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정의한 만큼, 메모리·시스템 반도체와 AI 인프라를 모두 갖춘 삼성의 위상도 자연스럽게 부각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UAE 지도부와 이 회장이 구축해온 신뢰는 국빈외교 이후 이어질 산업 협력의 핵심 축"이라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삼성의 중동 사업이 한 단계 더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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