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서 운행 중인 중국산 전기버스에 제조사가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해킹 등의 보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럽 전기버스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버스제조사 위퉁(Yutong)이 생산한 전기버스에서다.

노르웨이 최대 대중교통 운영업체인 루터는 지난달 28일 중국산 전기버스에서 심각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올해 여름 중국산 위퉁 전기버스와 네덜란드산 VDL 전기버스를 대상으로 보안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위퉁 전기버스에 루마니아 심(SIM)카드가 탑재된 것을 발견한 것이다.
루터 측에 따르면 중국 제조사는 해당 심카드를 통해 원격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배터리 및 전원 공급 제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루터 측은 “이론적으로 이 버스는 제조사에 의해 운행이 정지되거나 작동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에선 전국적으로 약 1300대의 전기버스가 운행 중이며 이중 약 850대가 위퉁 전기버스다.
외부에서 원격 제어를 통해 정보 탈취나 갑작스러운 운행 중단 등 공공 안전을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중국산 전자기기에 대해선 각국에서 ‘백도어’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백도어는 기기 내부의 숨은 기능을 통해 데이터를 탈취하거나 원격 조작이 가능한 기술을 뜻한다.

덴마크 최대 운수회사인 모비아도 관계 당국으로부터 위퉁 전기버스가 원격으로 제어당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5일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덴마크 민방위·비상관리청은 모비아 측에 “전기버스에 인터넷 연결 시스템과 카메라, 마이크, 위성항법시스템(GPS) 등의 센서가 설치돼 버스 운행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취약점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모비아는 총 469대의 중국산 전기버스를 운행 중이며 이 중 262대가 위퉁이 제작한 버스다. 모비아 측은 “지난주 처음으로 전기버스의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원격으로 작동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며 “이것은 중국 버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산 전자장치를 내장한 모든 유형의 차량과 기기에 공통된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위퉁 측은 가디언에 “자사 차량이 운행되는 지역의 법률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한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전기버스 관련 데이터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저장센터에 저장된다고 밝혔다. 해당 데이터는 “차량 유지보수, 최적화, 서비스 개선 등 고객의 사후 관리 목적에만 사용된다”며 “누구도 고객의 승인 없이 이 데이터를 열람하거나 접근할 수 없다”는 게 위 측 설명이다.
위퉁은 중국 내 버스 제조사 중 선두 기업이다. 본사가 있는 허난성 정저우에 2012년 준공한 60만㎡ 면적의 친환경차 공장에선 연간 3만대의 전기버스, 수소버스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위퉁 그룹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동안 60여개 국에 총 11만대의 차량을 수출했다. 이탈리아 매체 서스테이너블 버스에 따르면 위퉁은 올해 상반기 유럽 전기버스 시장점유율에서 1위(16%)를 차지했다.
루터나 모비아가 운영하는 전기버스에서 해킹 사례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루터 측은 앞으로 전기버스 조달 과정에서 보안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 해킹을 차단하는 방화벽을 개발하는 한편 당국과 협력해 사이버보안 요건을 강화할 계획이다. 덴마크 민방위·비상관리청도 “이 분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추가로 다른 기관과의 협력이 필요한지 판단하고 있다”고 가디언에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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