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계' 그곳 가면 인생샷 가능…MZ 홀린 대륙 속 작은 유럽

2025-08-13

중국을 향한 하늘길이 활짝 열렸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최대 30일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중국을 찾는 한국 관광객 수가 확 늘었다. 특히 상하이(上海)의 인기가 급부상 중이다.상하이 문화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상하이를 방문한 외국인 중 한국인이 가장 많았다. 상하이 근교 도시 쑤저우(苏州)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하이와 쑤저우의 상반된 매력을 만끽하고 왔다.

MZ가 사랑한 감성 여행지 상하이

상하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국제도시다. 황푸(浦東)강을 따라 이어지는 와이탄(外滩)은 19세기 서양 기업과 투자자들이 몰려 '동양의 월스트리트'라 불렸다.

맞은편 푸둥(浦东)지구엔 둥팡밍주(東方明珠)·상하이타워·진마오타워 등으로 이어지는 현대적인 스카이라인이 유명하다. 미국과 함께 G2(주요2개국)로 성장한 현대 중국의 경제적 위상을 상징하는 풍경이다.

젊은 여행자에겐 '감성 여행'의 성지인 우캉루(武康路)가 인기다. 19세기 프랑스인들이 거주한 '프랑스 조계지'였던 우캉루엔 플라타너스 가로수를 따라 서양식 건물과 붉은 벽돌의 민가, 옛 양옥들을 개조한 개성있는 카페와 빈티지 소품 가게들이 어우러졌다. 이국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로 '작은 유럽'이라 불린다.

우캉루 중심에 자리한 우캉맨션은 영화 ‘색, 계’의 촬영지로, 최근 소셜미디어 사진 명소로 입소문이 탔다. 지난달 29일 방문했는데, 화려한 차림의 젊은이로 넘쳐났다. 즉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보정해주는 거리의 사진 작가도 성업 중이다. 한국인 관광객 김현지(39)씨는 “장당 30위안(6000원)인데 4장을 사니 25위안(5000원)으로 깎아줬다”며 “혼자 여행 와서 마땅한 사진이 없었는데 이곳에서 인생 사진을 건졌다”고 말했다.

'미식의 도시'인 상하이엔 상하이 털게를 넣은 게살 비빔밥,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만두인 셩지엔바오(生煎包)가 유명하다. 셩지엔바오는 찜기에서 익힌 샤오룽바오(小笼包)와 달리, 끓는 기름에 밑면을 튀기듯 구워내 촉촉하면서 바삭한 식감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물과 정원의 도시’ 쑤저우

상하이 여행 일정 중 하루쯤 여유가 있다면 쑤저우를 방문하는 것도 괜찮다. 상하이 훙차오역(虹桥站)에서 무정차 고속열차를 타면 쑤저우까지 25분 걸린다.

쑤저우의 자연과 건축을 오롯이 느낄 만한 곳은 쑤저우박물관이다.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 이오 밍 페이(貝聿銘·1917~2019)가 2006년에 지은 이 박물관의 외관은 흰 벽과 검은 선으로 이뤄져 소박하고 예스럽다. 건물 내부는 연못과 대나무숲이 어우러져 고졸(古拙)한 풍경화 같다. 박물관 인근엔 중국 4대 명원으로 꼽히는 졸정원(拙政園)이 있다. 물·바위·식물·건물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졸정원은 야간에 방문하면 화려한 조명으로 신비롭다.

최근 상하이·쑤저우는 '호캉스의 신흥 성지'로 떠올랐다.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경험할 수 있어서다. 메리어트 계열 럭셔리 브랜드인 세인트레지스와 리츠칼튼의 경우, 일본 도쿄에선 1박에 100만원 이상이지만, 중국에선 50만원 내외다.

상하이의 '세인트레지스 온더번드'는 '뷰 맛집'이다. '리버뷰' 객실에선 아찔한 마천루의 푸둥지구와 유람선이 오가는 황푸강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세인트레지스는 체크인과 동시에 객실마다 ‘집사’ 개념의 ‘버틀러’라는 직원이 배정된다. 버틀러는 택시·레스토랑·액티비티 예약 등을 대신 해주고, 모닝 커피나 차 한잔을 부탁해도 직접 객실로 가져다 주는 등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세인트레지스 온더번드 관계자는 “지역 특색을 반영한 화이양(淮揚菜) 요리, 전통 다도, 칵테일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갖췄다”며 “호텔에 머무는 동안 상하이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쑤저우엔 '리츠칼튼 쑤저우'가 있다. 호텔 내부에 쑤저우 고전 정원을 구현하고, 인테리어에 쓰인 유리는 흐르는 물결 모양으로 가공하는 등 '물과 정원의 도시'인 쑤저우의 전통적 요소를 녹여냈다. 5층에 위치한 클럽라운지는 쑤저우 전통미를 담아낸 야외 정원을 즐기며 다과를 맛볼 수 있어 이 지역 전통 고택에 머무는 느낌을 준다. 쑤저우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어 이곳에서 산탕제·졸정원 등에 걸어서 갈 수 있다.

여행정보

인천~상하이는 비행기로 약 2시간 거리다. 중국은 ‘만리방화벽(GFW)’을 통해 해외 인터넷을 차단한다. 구글·유튜브·인스타그램·카카오톡 등에 접속할 수 없다. 한국에서 검증된 VPN(가상 사설망)을 설치하면 IP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접속할 수 있다. 유심 서비스를 설치하거나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해 가는 것도 유용하다. 큐알코드를 통한 간편결제가 일반화돼 현금은 물론 글로벌 신용카드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미리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내려받고 기능을 익혀두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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