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기행과 비행도 모자라 최악의 만행 불법계엄으로 그가 대통령직에서 쫓겨났다. 그 와중에도 새해는 밝았고, 우리는 이제 민주사회 구성원답게 ‘따로 또 같이’ 산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큰 폭으로 인구가 줄며 그 지속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지역소멸 위기’만큼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가 또 있을까.
곳곳이 비교적 고르게 성장한 유럽은 한 사회의 중심은 도시가 아니라 지역임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장기간 불황의 흔적인 듯, 유럽 큰 도시의 건물 곳곳에 붙은 ‘임대 문의’ 스티커는 외국인조차 불안하게 하지만, 지역으로 갈수록 느껴지는 여유와 풍요는 유럽의 저력이 지역에 있음을 확인시킨다. 동시에, 한국과 다른 그들의 도농(都農) 질서는 대한민국 서울의 몸집이 지극히 비정상임을 일깨운다.
고위공무원, 기업 임원, 전문직으로 일하며 서울에 거주하는 중산층 친구 중에는 지역 출신이 적지 않다. 1960년대생인 그들은 부모님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고향에서 서울 소재 대학으로 입학했다. 대학생활 내내 부모는 허리띠를 졸라 학비, 하숙비, 생활비에 용돈까지 서울로 ‘올려 보냈고’, 이 때문에 당시 대학은 상아탑 대신 ‘우골탑’으로 불리곤 했다. 부모의 희생에 보답하듯 이들은 성공했고, 서울에 집도 사고 세금도 내며 지금까지도 서울을 살찌운다. 이렇게 ‘빨대’를 꽂은 듯 서울이 지역의 ‘돈’으로 성장시킨 인재들을 빨아들여 민관, 거의 모든 분야의 중심이 되어가는 동안, 인재를 떠나보낸 지역은 이제 소멸위기를 걱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의 재능과 노력의 결과가 마땅히 지역으로 돌아가 꽃피지 못하고, 서울에 고스란히 빨려드는 구조라면 지역소멸 위기는 이미 예견된 결과가 아닌가.
출신지역에서 극상찬의 호칭 ‘난년’으로 불렸고, 자신과 비슷한 지역 출신 청년들의 지난한 서울생활 적응 과정을 연구하는 학생이 있다. 그의 글에서 연상되는 포식자이자 ‘식민지배자’와 닮은 서울의 이미지는, 필수 자원과 인재가 빨려나간 상태로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식민지’, 지역의 그것과 대비된다.
나는 그에게 인터넷 플랫폼 구축을 통해, 서울로 이주한 청년들을 다시 지역으로 불러 모을 수 있는 방안을 여러 지역청년이 스스로 함께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 중앙정부는 서울 중심적이고, 지역정부는 서울 지향적이기에 지역자원으로 성장한 이들의 재능과 노력의 결과를 지역이 누릴 수 있도록 할 리 없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 교육부는 2023년부터 글로컬 대학 서른 곳을 선정, 각 대학에 5년간 1000억원의 지원 계획을 약속했다. 연구·개발 예산은 대폭 삭감한 정권이지만, 지역대학에만큼은 대규모 예산을 쓰겠다며 과감히 내린 결정이다.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하니 그 과감성을 평가할 수는 없겠으나, 다만 이 예산 중 일부가 지역(출신)청년이 자기 지역을 살찌울 아이디어를 모으고 그에 따른 시행착오를 맘껏 해볼 수 있는 ‘종잣돈’으로 쓰이면 좋겠다. 이때 빨대를 물고 있는 서울특별시가 이른바 ‘서울 역차별’ 같은 엉뚱한 발상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2026년은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따로 또 같이’ 우리의 지혜를 모을 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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