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에서 최근 9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부당대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김성태 기업은행장이 쇄신안을 발표했다. 김 행장은 쇄신안 발표(3월 26일)와 함께 쇄신위원회도 발족(31일)했는데,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구성과 방향 모두 틀렸다"며 노조의 혁신안을 채택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2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조는 이날 오전 을지로 본점에서 집회를 열고 김성태 행장의 쇄신안 발표와 쇄신위 발족을 모두 비판했다.

노조는 "김성태 은행장이 내놓은 쇄신안과 쇄신위는 현장성, 즉각성, 실효성이 빠진 '대충 수습안'이다"며 "구성과 방향 모두 틀렸다. 당장 폐지하고 노동조합의 혁신안을 채택하라"고 주장했다.
류장희 기업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은 "행장의 쇄신안은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 즉 경영진이 아닌 일선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핵심을 짚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추진할 기구인 쇄신위원회는 구성 자체가 사측으로 편향돼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쇄신위 내부 인사는 사태에 책임 있는 자들이고, 외부 인사 또한 10년 넘게 은행에서 활동한 법률고문이 포함되는 등 객관성이 제대로 담보됐는지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쇄신위원회 위원장에는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내부위원에는 기업은행 준법감시인 및 경영전략 담당 부행장이 각자 자리를 맡았다. 외부위원에는 송창영 변호사, 김우진 서울대 교수 등이 선정됐다.
또 노조는 "노동조합이 현장 직원들과 함께 진정한 혁신안을 만들었다"며 "이를 채택해 추진하는 것이 사태 해결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노조가 성명서를 통해 밝힌 혁신안은 △고위급 임원 책임 강화 △경영목표 및 제도 개혁 △부당거래 연결고리 차단 △영업현장 보호와 재발방지 장치 마련 △여신심사 시스템 독립성 보장 등이다.
이를 실천할 혁신과제로는 10가지를 꼽았는데, △경영진 총사퇴 및 책임자 엄중 문책 △중기대출·창업기업·기술금융 KPI 폐지 △무한경쟁 유발 가산점 폐지 △부당지시자 엄중 처벌 및 취급자 면책 제도 도입 △부당대출 신고시 노조 포함 진상조사위원회 개입 △법률·심리상담 지원제도 마련 △퇴직직원 자회사 및 협력사 낙하산 인사 근절 △골프 등 접대성 친목 모임 전면 금지 △법무사 배정 시스템 도입 및 유착 발각시 엄중 처벌 △여신 심사부서 완전한 독립 부서로 전환 등이다.
앞서 김 행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쇄신안의 일환으로 △임직원 친인척 정보 DB 구축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 사전 확보 △승인여신 점검 조직 신설 △부당지시자 엄벌 △내부자신고 독립채널 신설 △내부고발자 불이익 원천 차단 △자진신고자 면책 조치 △검사부 내부 고발 위한 외부전문가 영입 △감사자문단 운영 △무관용 엄벌주의 및 금융윤리·내부통제 교육 강화 등을 쇄신안으로 내걸은 바 있다.
한편 노조 측은 자신들의 혁신안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사태 책임을 물어 공식적으로 경영진 퇴진 촉구 투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