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불통·김건희 논란 등 실망
구 여당 국힘 행태에도 반감
장년층 중심으로 김문수 지지
“노동운동 많이 했고 깨끗해”
원주는 보수세가 강한 강원도에서 춘천과 함께 ‘중립지대’로 통한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 손을 들어줬지만, 도내에서 득표율(50.65%)이 가장 낮았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 강원 지역구 8곳 중 6곳을 국민의힘이 차지했지만, 원주을과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원주는 지리상 수도권과 가장 가까워 수도권과 강원 민심의 교차점에 있다.
지난 24일과 25일 원주 중앙시장과 신도심인 무실동, 만종역을 찾았다. 윤석열 정부 실정과 12·3 불법계엄 책임을 묻기 위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이재명’ 정서를 드러내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윤석열이 나라를 다 망쳐놨어요. 검사 해가지고 남 잡아들이는 것밖에 더 했나. 마누라가 하라는 대로 다 하는 것도 딱 질색이야.” 40여년간 원주에서 택시를 운전한 이모씨(70대)가 말했다. 그는 “이재명이 좋은 건 아니다”라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싫어 이 후보를 찍겠다는 것이다.
반곡동 주민 김진씨(46)도 이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12·3 계엄 이후 정리가 안 되고 있다. 잘못한 건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김 후보를 두고 “어부지리로 나와 준비가 안 된 사람”이라고 말했다.
중앙시장에서 모자가게를 운영하는 한모씨(51)도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 사법 리스크에 대해 “지금까지 받은 검찰 조사에서 특별히 나온 게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만종역에서 만난 대학생 차모씨(25)도 “국민의힘에서 다시 대통령이 선출되면 계엄이 또 반복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무실동에서 만난 김모씨(35)는 차기 정부 과제로 검찰개혁을 꼽으며 이 후보가 잘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년층 중심으로는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김문수는 노동운동을 많이 했고 깨끗하잖아. 이재명이가 나라 운영해봐라. 다 해 처먹지.” 중앙시장에서 40여년간 쌀가게를 운영해온 김모씨(71)가 말했다. 그는 “이재명은 예산을 갖다가 전폭적으로 돈을 뿌린다는데, 그 빚은 누가 갚나. 우리 자영업자들이 결국 갚게 된다”고 했다.

은퇴자 변무길씨(71)도 “김문수는 젊은 시절부터 청렴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를 두고 “인간성에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며 “이재명이란 석 자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데 대해 “김문수의 진면목을 이제야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김 후보 단일화를 두고선 “단일화를 안 해도 결국 근소한 차로 김문수가 이길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지지하는 은퇴자 박모씨(61)도 김 후보를 뽑을 생각이다. 그는 “투표하지 말까 했는데 그래도 이재명이 대통령 되는 거는 막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윤 전 대통령) 심판이 맞다고 생각했는데, 나라를 이끌 대통령은 도덕적인 사람이 돼야 한다”고 했다.
만종역에서 만난 대학생 차모씨(19)는 생애 첫 대선 투표에서 이준석 후보에게 표를 줄 계획이다. 그는 “이준석 후보는 말을 잘하고 무엇보다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의 성별 갈라치기 논란에 대해선 “동덕여대 이슈를 너무 부각하는 건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이준석 후보와 김 후보 단일화를 반대했다. 그는 “단일화한다면 이준석 후보를 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